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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게릴라 기고] 의사의 눈으로 본 10월29일 밤 이태원 거리에서의 CPR
[충청게릴라 기고] 의사의 눈으로 본 10월29일 밤 이태원 거리에서의 CPR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0.3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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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정우성 진료부장.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정우성 진료부장.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개인적인 의사의 시각에서 의견을 올리고자 한다. 필자는 기사로만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글을 쓰고 있음을 알린다.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 길거리에서 믿기 힘든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길거리에 수많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이 바닥에 눕혀졌다. 그리고 사방에서 CPR이 벌어진다.

CPR의 목적은 심정지 상태의 환자의 멈추어진 심장을 대신해서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강하게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면서 멈춘 심장의 역할을 짧은 시간 대체해 주는 것에 있다.

병원 응급실 이송 전 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CPR을 받는 것은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20대를 죽음에서 건져내는 매우 중요한 행위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런 중요한 행위가 정확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흉부 압박의 깊이, 시행 속도가 중요하다. 심정지 환자의 가슴에서 흉부압박을 시행하는 사람의 손이 떨어지는 시간을 최소화 해야 한다.

친구가 1시간 이상 CPR을 지속했다는 기사도 봤다. 이 경우 절대 한 사람이 지속해서는 정확한 흉부 압박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는 2분 간격으로 흉부 압박을 시행하는 의사의 손을 바꿔준다.

아무리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도 그 이상의 시간을 지속해서는 효율적인 흉부 압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기에 최소 3명이 팀을 이뤄 돌아가면서 흉부 압박을 시행하게 된다.

숨을 돌리고 있는 의료진은 흉부 압박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흉부 압박을 시행하고 있는 시술자의 어깨, 팔꿈치, 손목 등을 살펴본다.

환자의 의식, 맥박이 돌아올 때까지는 시술자의 손을 바꾸어 주는 짧은 순간에도 끊어지지 않게 흉부 압박을 지속하려고 노력한다.

이번과 같은 재난은 다시 발생하지 않는 것이 물론 최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주위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모아서 함께 CPR을 시행해야 한다.

필자가 본 기사 사진들에서는 환자 한명에 응급구조사 한명씩 붙어서 CPR을 하고 있었다. 도움을 준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환자 앞에 CPR 상황을 지휘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한명이 있다면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의 손을 활용해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CPR을 시행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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