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1:09 (목)
“못쓰는 휴가 저축해서 뭐하나”... 휴가저축계좌제 검토에 MZ세대 ‘뿔났다’
“못쓰는 휴가 저축해서 뭐하나”... 휴가저축계좌제 검토에 MZ세대 ‘뿔났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2.14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용 소지 많아... 사회 경험 적은 청년층 피해 양산”
노동계·청년층 ‘반발’... 경영계 ‘환영’ 입장 차
대전산단 조감도 (갑천변 편입)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정부가 노동정책 방향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안이 나오면서 ‘노동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번 ‘노동 개혁’의 핵심은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를 기존 1주일 단위에서 주·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유연화해 일이 많을 때 집중적으로 일하고 이후 휴식을 보장받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노동시간 유연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연장근로시간을 저축했다가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에 대해 청년층들은 비판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포괄임금제 등 사용자 측이 악용할 수 있는 제도가 유지되면서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 근로자들의 피해가 양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30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지금 있는 휴가도 업무가 많아 못쓰고 있는데 저대로 법이 개정되면 일은 일대로 많이 하고 휴가는 못 가는 상황이 벌어질 게 뻔하다”며 “특히 사회초년생들은 가뜩이나 눈치 보여 휴가를 못 쓰는 상황에서 연차 사용 촉진 제도로 미사용 연차에 대한 금전 보상 의무도 없어 업무만 가중되는 결과를 불러오는 현실을 모르고 만든 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도 포괄임금제 등을 핑계 삼아 70~80시간 일을 시키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악용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반쪽짜리 개정안으로 피해보는 사람은 결국 알바나 중소기업에 다니는 노동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도 장시간 노동체제로의 회귀라며 이 같은 입장에 손을 거들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논평을 통해 “사용자 편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번 권고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으로 추진, 실현되면 그 기울기는 이제 수직에 가깝게 변화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사용자가 힘의 우위를 가지고 현장에서 밀어붙이며 정부가 제도와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영계는 노사 자율적인 선택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근로시간 제도개선 방안을 도입하는 것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계가 오랜 기간 요구해 온 ‘연장근로 관리단위의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가 반영 됐다”며 “경직적인 주52시간제의 틀 안에서 고질적인 인력난과 불규칙적 초과근로에 힘겹게 대응해 오던 애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환영 의사를 보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