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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암 환자, 오전보다 오후 항암치료가 효과 더 좋다
여성 암 환자, 오전보다 오후 항암치료가 효과 더 좋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2.1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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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KAIST‧서울대, 수학 모델로 최적 항암치료 시간 찾아
일주기 리듬을 고려한 시간항암요법(사진=IBS‧KAIST‧서울대 공동연구팀)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여성 암 환자의 경우 오전보다 오후에 받는 항암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영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과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를 오후에 치료할 시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세포 증식과 분화를 포함한 인간의 생리학적 현상은 뇌에 위치한 생체 시계(Circadian clock)에 의해 24시간 주기로 조절된다.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의 효능과 부작용 역시 생체 시계로 인해 투약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연구팀은 암 환자를 위한 시간항암요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치료를 진행 중인 환자들이 오전 8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중 시간을 선택해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측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오전이나 오후 시간에 약 3주 간격으로 표적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을 결합한 암 치료(R-CHOP)를 4~6회 받았다.

관측 결과 남성 환자의 경우 시간에 따른 치료 효율 차이가 없었다.

반면 여성 환자는 오후 치료를 주로 받을 시 60개월 이후 사망률이 12.5배 감소하고, 무진행 생존 기간이 2.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전 치료를 주로 받은 여성 환자들에게서 백혈구 감소증과 같은 항암치료 부작용이 더 많았다.

이밖에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수집된 1만4000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 여성은 백혈구 수가 오전에 감소하고, 오후에 늘어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여성의 골수 기능이 24시간을 주기로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일주기 리듬을 가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여성 환자가 골수 기능이 활발한 오전에 림프종 치료를 받으면 항암 부작용으로 골수 기능이 억제되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반면 남성은 하루 중 백혈구 수 및 골수세포 확산 속도 변화가 크지 않아 오전과 오후의 치료 효과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고영일 교수는 “혼재 변수를 완벽히 통재한 대규모 후속연구로 이번 연구의 결론을 재차 검증하고, 다른 암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연구가 시간 항암요법의 국내 의료 현장 도입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CI는 “개인의 수면 패턴에 따라 생체시계의 시간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수면 패턴으로부터 생체시계의 시간을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개인 맞춤형 시간 항암요법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학회 학술지  ‘JCI 인사이트(JCI Insight)’에 지난 13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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