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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래축제’ 극적 예산 통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관건
‘세계고래축제’ 극적 예산 통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관건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2.2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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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예산 2억8100만원, 전액 삭감 후 재반영… 본회의 통과
‘고래’ 테마 향한 지역사회 반발 “생뚱 맞아… 명칭 바꿔야”
집행부 “구민 소통방법 논의 중… 그대로 가거나 바꿀 수도”
대전 대덕구청 전경.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대전 대덕구의 ‘세계고래축제’ 사업 예산이 여러 우여곡절 속 마지막 단계인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당초 대략적인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많은 우려와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만큼,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축제의 정체성에 관해 지역사회 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대덕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266회 제2차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5275억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이 최종 의결됐다. 구의회는 앞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8억원을 삭감해 심사 보고한 예산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내년도 본예산에는 세계고래축제 예산 2억8100만원이 편성됐다. 해당 예산은 이달 9~14일까지 이어진 상임위원회별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19일 예결특위를 거치면서 다시 전액 반영됐다.

예산 반영에 이르기까지 다소 험로를 거친 이유는 ‘고래’란 테마에 관한 구의원들의 의문과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는 지역이 보유한 천혜자원인 대청호에 고래를 연계한다는 방침이지만, 고래란 소재 자체가 대덕의 문화·특성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는 사실상 대덕구민들 사이의 여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고래축제’에 대한 최충규 청장의 추진 의사는 확고하다. 그는 ‘대청호에 사는 고래’란 스토리텔링으로 일대를 꾸며 관광 명소화하겠다는 계획으로, 고래가 생뚱 맞다는 지적에는 “엉뚱한 발상으로 성공한 세계적 축제들이 많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역시 ‘대표 축제’의 필요성에 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지역의 명성을 알리고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 시기는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해 축제가 성행하는 때이기도 하다.

특히나 대덕구는 타 자치구 대비 지역축제의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기준 대덕구의 ‘동춘당 문화제’에는 불과 3000여명이 방문했으나, 중구 ‘효문화뿌리축제’에는 약 118배 이상인 35만6000명이 찾았다. 서구의 ‘힐링아트페스티벌’과 유성구의 ‘온천문화제’도 비슷한 맥락이다. 동구의 ‘0시 부르스’ 역시 5만여명이 방문했다.

이에 구는 구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축제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고래란 테마를 끝내 설득해 내지 못할 경우 전면 교체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는 지난 19일 예결특위가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하며 “사업 추진 시 축제 명칭을 변경하라”고 요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구의 한 관계자는 “정책자문단이나 축제추진위원회 등 여러 의결 구조를 통해 구민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며 “소통 이후에 어떤 것을 바꾸거나 유지할지 결정될 듯하다. 현 상태에 동의를 얻어내면 그대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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