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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에 벼랑 끝 소상공인... “내년 경영환경도 어려울 듯”
고물가·고금리에 벼랑 끝 소상공인... “내년 경영환경도 어려울 듯”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2.2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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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가격 인상에 손님 발길 ‘뚝’... 악순환 이어져
소상공인 절반 이상 “내년 경영환경 악화 전망”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론 ‘경영비용·대출상환 부담 완화’
텅 빈 식당 모습
텅 빈 식당 모습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궁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기본적으로 나가는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코로나19 기간에도 올린 적 없던 메뉴판의 가격을 전체적으로 인상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식재료 값이 오르고 덩달아 금리까지 인상되니 더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내린 선택이지만 이후 A씨의 식당은 매출이 급감했다. A씨는 “메뉴판 가격 인상을 하고 난 뒤 평일 기준 매출이 거의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며 “물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 더이상 버틸 수 없어 가격을 인상했지만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으니 실망하신 것 같다. 모든 게 악순환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던 소상공인들이 연일 치솟는 물가와 금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절반 이상의 소상공인들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통계청과 자영업계 등에 따르면 11월 대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2로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긴 하지만 국내외 경기 상황을 봤을 때 쉽게 낮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23.1%나 오른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이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폭으로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식품 원재료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어 내년까지 소비심리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발표한 ‘2023년 소상공인 경영환경 전망 및 경영애로 실태조사’를 살펴본 결과 조사에 참여한 소상공인 중 절반 이상인 56.0%가 올해보다 내년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로는 고물가에 따른 원가 상승과 수익 감소(52.4%),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상환 부담 증가(38.7%) 등이 꼽혔다.

홀과 배달을 같이 운영하던 B씨는 최근 홀이 없는 매장으로 이사를 했다. 배달보다는 홀에서 한 테이블을 더 소화하는 게 순이익 측면에서 도움이 됐지만 높아진 금리 탓에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작은 매장으로 옮겨 배달 장사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씨는 “요즘처럼 배달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시기에 홀에서 손님을 받는 게 업주들에게는 이익이 가장 많이 돌아가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홀을 접게 됐다”며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상황에 맞는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몸집을 줄여 어떻게든 버티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소상공인들은 내년 가장 우선시돼야 할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경영비용·대출상환 부담 완화(52.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사회안전망 확충(28.3%), 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른 판로 확대 지원(8.7%), 공정거래 기반 조성을 위한 대기업 대상 규제 강화(5.7%)가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3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 경제위기로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중소상공인의 경영애로가 가중되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경영부담 완화를 돕고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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