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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서 개발한 근긴장이상증 치료제에 음악계 ‘환희’
KAIST서 개발한 근긴장이상증 치료제에 음악계 ‘환희’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2.12.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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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까지 임상허가 목표로 현재 약물 합성·안전성 테스트 진행 중
바이오닉 글러브를 장착하고 연주를 준비 중인 주앙 카를로스 마틴. (사진제공=KAIST)
바이오닉 글러브를 장착하고 연주를 준비 중인 주앙 카를로스 마틴. (사진제공=KAIST)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KAIST 뇌인지과학과 김대수 교수가 근긴장이상증 음악가들을 위한 콘퍼런스’와 근긴장이상증 환자인 주앙 카를로스 마틴의 카네기 홀 공연에 참석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소식을 알렸다. 

27일 KAIST에 따르면 음악가 근긴장이상증(Musician's distonia)은 음악가의 1%에서 3%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되며, 모든 근긴장이상증의 5%를 차지한다. 그동안 이 질병으로 인해 연주가 불가능하게 된 음악가들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카네기 홀에서 열린 ‘기적의 콘서트’에 선 피아니스트 주앙 카를로스 마틴(João Carlos Martins) 역시 7~80년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으나 갑자기 찾아온 손가락 근긴장이상증으로 음악가 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그러던 중 2020년 산업 디자이너였던 바타 비자호 코스타(Ubiratã Bizarro Costa)가 개발한 바이오닉 글러브를 끼고 다시 노력한 결과 60년만에 82세의 나이로 카네기홀에 다시 서게 됐다. 

공연 당일 그는 NOVUS NY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바하의 음악을 지휘했으며 이후 직접 피아노로 연주해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다. 그러면서 공연 중간에 KAIST 김대수 교수를 포함 근긴장이상증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등 희귀질환 음악가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음악가들이 근긴장이상증에 취약한 원인으로는 악기연주를 위해 과도한 몰입과 연습, 그리고 완벽주의적 성격, 유전적 요인 등이 알려져 있다. 현재 보튤리넘 톡신 (보톡스)로 이상이 생긴 근육을 억제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지만 근육기능을 차단하게 되면 결국 악기를 연주할 수 없게 된다. 주앙 카를로스 마틴 자신도 여러 번의 보톡스 시술과 세 번의 뇌수술 등을 받았으나 치료효과가 없었다. 

이에 KAIST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이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것에 착안,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을 개발했다.

NT-1은 근긴장 증상의 발병을 뇌에서 차단함으로써 환자들이 근육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개발 연구성과를 2021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게재했으며 주앙 카를로스 마틴은 해당 논문을 본 뒤 자신의 공연과 UN 컨퍼런스에 김대수 교수를 초청했다. 

카네기홀 공연에 앞서 열린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UN 컨퍼런스에서 세계보건기구 (WHO)의 정신건강·약물 남용 연구소 책임자인 데보라 케스텔 박사는 “근긴장이상증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질환으로서 사회적인 관심과 연구자들의 헌신을 필요로 한다”고 콘퍼런스의 취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대수 교수는 “NT-1은 뇌에서 근긴장이상증 원인을 차단하는 약물로서 음악가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2024년까지 한국에서 임상허가를 받을 것으로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NT-1 약물은 현재 교원창업기업인 ㈜뉴로토브에서 개발 중이다. 임상테스트를 위한 약물 합성이 완료되었고 다양한 동물 실험결과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병원에 가서 시술을 하고 며칠이 지나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보톡스와 달리, NT-1은 복용한지 1시간 이내에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어 다양한 긴장성 근육질환·통증에 효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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