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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고래축제’ 둘러싼 줄다리기 지속… “명칭 바꿔야” vs “일단 해보자”
‘세계고래축제’ 둘러싼 줄다리기 지속… “명칭 바꿔야” vs “일단 해보자”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1.04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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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예산 2억8100만원, 전액 삭감 후 ‘명칭 변경’ 조건부 승인
최충규 청장 “원안대로” 의사에 예결특위 “더 깊이 고민하라”
대덕구, 내부 논의 중… “갈등 봉합 후 준비 서둘러야” 목소리
대전 대덕구청 전경.
대전 대덕구청 전경.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대전 대덕구가 지역 대표 축제로 육성을 꾀하고 있는 ‘세계고래축제 대덕’이 여전히 명칭을 둘러싼 집행부와 구의회 간의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

다가오는 4월 중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개발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만큼, 가장 기초적인 정체성 설정을 매듭짓고 하루빨리 다음 단계에 돌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대덕구에 따르면 세계고래축제는 오는 4월 첫 개최를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지는 대청댐 잔디광장 일원으로,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고래를 형상화한 각종 조명·조형물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래’란 테마를 두고 일찍이 의견이 갈렸다. 테마를 발굴·제시한 최충규 청장은 ‘대청호에 사는 고래’란 컨셉으로 축제를 스토리텔링하겠다는 계획이나, 일부 구의원들은 대덕의 문화·특성 등이 전혀 담기지 않은 생뚱맞은 소재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2월 본예산 심의 당시까지 구의회를 설득해 내지 못한 집행부는 결국 해당 축제 예산 2억8100만원을 전액 감액 당했다.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다시 전액 반영됐는데, ‘명칭 변경’이란 과제가 따라 붙은 조건부 승인이었다.

이에 구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축제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굴해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최 청장이 명칭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함에 따라 상황은 또 다시 급변, 경과를 더욱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일 시의회 기자실을 찾은 최 청장은 “대덕축제나 대청호축제로 바꾸라는 의견들이 있지만, 일단 원안대로 해보고 잘못되는 경우 예산을 줄여야 한다. 한번의 기회는 줘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관해 구는 내부 논의 중이며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며 “정책자문단이나 축제위원회 등을 통해 구민과 소통하고 명칭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명칭을 반대하는 구의원 측은 당초 조건부로 승인이 된 만큼 집행부에서는 이를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연 예결특위 위원장은 “세계고래축제란 사업 자체가 섣부르게 판단이 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좀 더 전문적인 개발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구민과 지역경제를 위해 조건부로 승인한 만큼, 이를 집행부 차원에서 더 깊이 고민하고 상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축제 개최까지 불과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정비를 서둘러야 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당 축제를 지역 대표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의견 충돌을 수습하고 만반의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구의원은 “대표 축제가 필요하다는 건 대덕의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축제를 연다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1회차인 올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만 대표 축제의 명목을 내세울 수 있다. 지역을 위한 공통 목표에 모두가 함께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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