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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에 문제 생긴 거 아냐?”... 한파 속 난방비 폭탄에 ‘화들짝’
“계량기에 문제 생긴 거 아냐?”... 한파 속 난방비 폭탄에 ‘화들짝’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1.26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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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가스 도매요금 1년 새 42.3% 인상
아파트 등 다세대주택 공동난방비도 덩달아↑
“에너지바우처 이용률 저조... 혜택 확대 해야”
계량기.
계량기.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대전 목상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48)씨는 연휴 시작 전 날아온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관리사무소에 확인 전화를 했다. 난방비가 평소와 달리 너무 많이 나와 지난달 요금이 납부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김 씨는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 두달분이 한 번에 나왔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며 “올해 또 인상된다는데 그렇게 된다면 집에서 패딩을 입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년 새 난방비가 30% 넘게 오른 가운데 설 연휴 직전 전국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비 고지서가 배포되면서 ‘난방비 폭탄’이 명절 밥상머리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연휴 막바지인 24일 전국적으로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쳤으나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도 마음껏 틀지 못하겠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

25일 대전지역 한 맘카페에서는 1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 담긴 난방비에 깜짝 놀랐다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아파트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개별 세대의 난방비를 제외하고 공동 난방 요금도 크게 오르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했다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난방비가 올랐다는 소식에 실내온도를 23도로 맞춰 생활하니 지역난방 요금이 7만원 정도 나와 얼추 전년 겨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냈는데 평소 1만원 정도 나오던 공동 난방비가 3만원 넘게 부과가 됐다”며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아 관리사무소에 항의 전화하니 난방비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5·7·10월 등 4차례에 걸쳐 1MJ(메가줄) 당 5.47원 올라 1년 새 42.3%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조사 중 지난해 12월 기준 도시가스 물가가 전년 대비 36.2%, 지역 난방비가 34.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난방비가 오른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등 에너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가스공사의 누적손실 해소를 위해 올해 2분기 정부의 가스요금 추가 인상이 점쳐지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연료비 지출이 처분가능소득 대비 11.8% 비중을 차지하고있어 연료비 인상에 취약한 상황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한 경제전문가는 “연료비 관련 지출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큰 취약계층에게 지금과 같은 급격한 요금 인상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바우처와 같은 지원책이 이미 있긴 하지만 홍보의 부재 등으로 이용률이 저조하고 지원 단가도 낮아 에너지 복지 혜택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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