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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은 비대면이지”…귀성 대신 출국하는 젊은이들
“설날은 비대면이지”…귀성 대신 출국하는 젊은이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1.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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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여객 수 전년比 1237%↑
명절 당일만 아파트서 세배하기도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명절에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사진제공=본사DB)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명절에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사진제공=본사DB)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맞은 설날, 젊은 세대들이 귀성길에 오르지 않고 명절 동안 해외여행 등 개인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모양새다.

설날과 추석 등의 민족 대명절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일가친척들과 한 장소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워왔다. 다만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규제가 풀린 설날을 맞았음에도 고향 친척들을 찾지 않고 전화나 문자, SNS 등을 통해 안부를 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명절에 항상 있어 온 주제인 여러 집안 어른들이 건네는 취업·결혼 등 각종 조언을 듣기 괴로운 잔소리로 느껴 친척 어른과의 만남을 꺼리거나, 특히 3년의 기간 동안 비대면에 익숙해져 계획 없이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거나 부모 또는 지인들과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기 때문이다.

25일 명절 동안 가족과 일본여행을 다녀온 대전 유성구 주민 이모 씨는 “지난 주말을 끼고 남편, 아이들과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왔다. 부모님이 다른 분들이랑 골프 여행을 가기도 해서, 친척들께는 간단하게 인사만 드리고 모처럼 해외여행을 계획했다”며 “명절에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였던 예전도 좋지만, 이렇게 일정에 쫓기지 않고 느긋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설 명절 동안 해외 여행객이 폭증한 것이 확인됐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명절 기간인 20∼24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과 대구공항 등 전국 15개 공항에서 해외 출국자가 37만3294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공항 출발 여객 수는 5만986명으로 지난해 4420명과 대비해 1237%가 늘어, 코로나19 이후 3년 중 최대 여객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조부·외조부가 계신 집에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내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세배를 하며 덕담을 주고받던 문화도 간소화되고 있다. 부모 세대가 고령으로 사망함에 따라, 형제 중 맏이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차례를 지내게 되는 이른바 ‘아파트 세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청주가 고향이지만 지난해부터 대전에서 명절을 지낸다는 박모 씨는 “몸이 편찮은 어머니를 작년부터 저희 아파트에서 모시게 됐다. 제가 맏이기 때문에 명절마다 시간 나는 형제들만 여기로 모이기로 했다”며 “본가인 청주집은 마당도 있고 방도 넓어서 온 친척이 하룻밤을 보내기에 무리가 없었지만 아파트는 공간이 협소해 명절 당일 인사만 나누고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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