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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농인 대상 수어 교육 제도·미디어 접근성 강화된다
올해부터 농인 대상 수어 교육 제도·미디어 접근성 강화된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2.13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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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수어 통역 지원 연평균 440회→ 2000회 확대
박물관‧미술관 전시 정보, 영화에 한국수어 통역 영상 제작 지원
미디어 음성을 한국수어로 변환하는 인공지능 개발·제공도
(자료=문체부)
(자료=문체부)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올해부터 의사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농인의 수어 교육 제도와 미디어 접근성 등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간 각 분야에서 평등한 배움의 기회가 적었던 만큼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문체부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의 한국수어 정책 비전과 방향을 담은 ‘제2차 한국수어발전기복계획’을 수립, 장애인 프렌들리 정책의 일환으로 언어권과 정보 접근권 등 농인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농인’이란 청각장애인 가운데 수어를 일상어를 사용하는 자를 일컫는다. 소리로 말을 학습할 수 없어 보이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한국 수어는 한국어와는 문법 체계가 다른 농인만의 고유 언어다. 한국어로 말할 때 사용하는 몸짓과는 상이하며 손과 손가락의 모양(수형), 손바닥의 방향(수향), 손의 위치(수위), 손의 움직임(수동) 등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세부 계획으로는 농인을 비롯한 이들의 가족의 소통을 위해 한국수어교원 양성 교육기관을 17개소(전국 17개 시·도별 1개소)로 확대한다. 더불어 수어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하나의 축인 ‘수어교원’은 기존 1급 교원 승급 절차가 미비해 2급 교원만 배출됐던 점을 고려, 전문성과 교육 경력을 갖춘 1급 교원 양성 지침 마련으로 자격제도를 보완한다.

또한 농아·농학생·농인 가족용 교육 과정 개발, 공공수어 통역 표준 지침·모니터링으로 통역 품질을 제고한다. 공정하게 한국 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올해부터 교육대상별 맞춤형 교육과정 교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가에서 개발한 한국 수어 교재가 성인 농인을 대상으로 했던 ‘한국수어 문법서’가 유일해 교육 기회가 적었던 점을 개선한다.

농인과 사회를 잇는 한국수어통역사의 전문성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공영역에서의 수어 통역 지원이 급증하면서 재난 안전·법률·의료 등 전문분야별 수어통역사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한국수어 통역 지원 범위를 정부 발표에서 공공기관·문화예술기관 발표로 확대하고, 지원 횟수도 연평균 440회에서 2000회로 늘린다. 문화 향유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시 정보, 한국 영화 등 통역 영상을 제작·지원할 예정이다.

미디어 접근성도 기존 대비 높일 방침이다. 앞서 방통위에서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미디어 세상’을 이행코자 한국수어방송 의무편성 비율을 5%에서 7%로 확대한 바 있다. 이번 계획에서는 품질 향상을 위해 장애인 방송 품질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미디어 음성을 한국수어로 변환해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제공한다.

인공지능과 관련, 비농인과의 소통 활성화 목적으로 연간 100만 어절씩(2027년까지 누적 600만 어절) 한국어와 한국수어 말뭉치(컴퓨터로 가공이 가능하도록 저장된 언어 자료)를 구축해 연관된 산업계에 속도감 있는 공개를 추진한다.

아울러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국 수어를 중심으로 ‘한국수어-한국어 사전’도 편찬한다. 기존 ‘한국수어사전’은 한국어 어휘의 대응 수어만 제공, 정보가 없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수어 말뭉치를 기반으로 한 ‘한국수어-한국어 사전’과 ‘한국어-한국수어 사전’의 양방향 계획을 수립하고 2026년까지 한국수어 4000개 규모로 편찬한다. 이용 편의성을 위해 한국수어의 의미·용례, 수형 그림 등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수어 형태를 종합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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