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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합장 ‘선거내전’이 드라마로 방영된다면...
[기고] 조합장 ‘선거내전’이 드라마로 방영된다면...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2.1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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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몇 해 전 종영된 드라마 검사내전은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이 고분군투하며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답답할 정도로 소신대로만 사는 검사가 있는가 하면, 접대 골프 치고 청탁 받는 검사, 서로 사기치고 사기당하는 피해자 피의자 등 드라마 속 다양한 인간군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이 학생들 앞에서 ‘사기 범죄’에 관한 강연을 하며 “우리나라에서 사기 범죄는 2분에 한 명 꼴로 벌어진다”고 말하며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과 함께 경각심을 심어주는 부분이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기 범죄 건수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까지 사기를 당하지 않게 조심해야한다고 가르쳐야하다니 마음이 씁쓸했다.

‘사기’는 나쁜 꾀로 남을 속이는 것인데, 선거에서도 일명 사기(?)가 많이 일어난다. 후보자가 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사는 것도, 법에서 허용되지 않은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그리고 유권자가 위법행위를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사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기(?)행각은 통계적으로도 증명된다. 지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위법행위 조치 건수는 744건으로 제1회 조합장선거 867건보다 14.2% 감소하였으나, 기부행위 고발 건은 117건에서 149건으로 27.3% 증가했으니 말이다.

특히 조합장선거에서 사기(?)가 빈번한 이유는 조합장은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지만 그 권한 또한 막강하기 때문이다. 고액 연봉에 직원 인사권, 업무 추진비와 각종 사업 집행권이 따라오다 보니 농촌마을에서는 지역 경제까지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러니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마음이 앞서, 후보자도 유권자도 돈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3월8일 실시되는 조합장 ‘선거내전’에서는 부디 이런 드라마가 펼쳐지길 바란다. 답답할 정도로 바른 소신에 찬 후보자들의 ‘깨끗한 경쟁’ 속에서 접대나 청탁은 취급도 안하는 정직한 조합원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서 ‘희망찬 조합’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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