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장강명 작가는 '글쟁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행본 저술업자'란 표현을 선호한다.
신문사 기자에서 전업 작가가 된 그가 소설가란 '업'(業)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느낀 바를 써 내려간 에세이다.
예스24 채널예스 등을 통해 발표한 원고에 '덧붙임' 글을 추가해 50편가량을 묶었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문학 창작자를 보는 시선에 환상이 많이 끼어 있다고 느낀다"며 "밥벌이이자 돈벌이인데 그렇지 않은 척 굴어야 하는 부분이 우습고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소설가가 "헌신할수록 더 좋아지는 직업"이라며 헌신의 대상은 독자도, 평론가도 아닌 "작품"이라고 강조한다. "열심히 쓰겠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책에는 '저술 노동자'의 소소한 개인사부터 책 한 권이 태어나는 과정, 작가와 편집자의 파트너십, 작가가 '월급사실주의'란 동인을 결성 중인 소식까지 두루 아울렀다.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된 경험을 비롯해 불투명한 인세 정산과 판매 부수, 저작권 문제 등 문학계와 출판계의 부조리한 현실까지 가감 없이 적었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한국문학과 한국 출판이 어느 부분은 후지다고 보았고 그런 의견을 숨기려는 마음이 없었다"며 오히려 사랑하기에 이 주제를 말할 때 "조곤조곤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책은 당초 창비 계열사 미디어창비에서 내려던 책이다. 그러나 미디어창비가 2015년 신경숙 작가 표절 사건을 다룬 대목의 수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계약을 해지하고 1인 출판사에서 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신경숙 작가의 사과가 썩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그를 둘러싼 비난이 과도하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문제는 '유사성을 의도적 베껴 쓰기로 단정할 수 없다'는 "당시 창비의 해명이었다"고 지적했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장강명 지음/유유히/396쪽/1만 6천 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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