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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흔히 쓰는 이 단어가 탄생하기까지
[오늘의 책] 흔히 쓰는 이 단어가 탄생하기까지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3.14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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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야마모토 다카미쓰 지음/지비원 옮김/메멘토/568쪽/3만 1천 500원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귀납법'의 사전적 정의는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를 전제로 해 일반적인 사실이나 원리로서의 결론을 끌어내는 연구 방법이다.

인과 관계를 보여주는 이 단어를 보다 쉽게 설명할 수는 없을까.

19세기에 활동한 일본 학자 니시 아마네(西周·1829~1897)는 반찬을 먹는 상황에 비유한다.

사람이 반찬을 먹을 때 가장 맛있는 부분을 조금씩 먹고, 마지막에는 먹을 수 있는 부분을 전부 먹는데 진리 역시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 그 전체를 알고자 하면 밖에서 안으로 모은다는 것이다.

최근 나온 책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메멘토)는 이처럼 서양의 학술 체계와 용어를 일본에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니시 아마네를 조명한다.

국내에도 이름난 학자인 니시 아마네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학술', '과학', '기술', '예술', '연역', '귀납', '심리' 등의 단어를 창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 단어 '필로소피'(Philosophy)를 '철학'으로 번역해 사용한 것도 그다.

근대 학술사를 연구해 온 저자 야마모토 다카미쓰(山本貴光)는 1870년경 니시 아마네가 강연한 내용을 그의 문하생이 필기한 자료인 '백학연환'(百學連環)을 꼼꼼하게 소개한다.

백학연환이라는 말은 온갖 학술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책은 서구 문물을 새로 받아들이던 당시 학문 영역에서 각종 용어가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또 새로운 말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과정을 찬찬히 설명한다.

또, '학'(學)과 '술'(術)이 각각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 일본과 서구의 지적 체계가 서로 얽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던 근대 지식인의 고민과 희열이 곳곳에 묻어난다.

저자는 니시 아마네를 향해 "현대 일본어의 큰 은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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