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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 전문의 62.7%, 성인 된 이후 후유증 겪는 학폭 피해자 진료 경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62.7%, 성인 된 이후 후유증 겪는 학폭 피해자 진료 경험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3.20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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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78.5% “학교폭력 피해자 진료 경험 有…우울·불안 등 호소”
치료 후 증상호전 있었으나 후유증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 “인성교육, 사후 대처 강화 필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학교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전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학교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전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학교폭력 피해자를 접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 대다수가 피해자가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견을 냈다. 

학교 내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에서 17일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78.5%가 학교폭력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진료한 환자들의 증상으로는 우울, 불안, 대인 기피, 학교 거부, 자해 등이 가장 흔하고 불면증, 분노조절 어려움, 자살사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전문의들의 70%가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자살시도를 한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우울장애, 불안장애로 진단을 받았으며 대부분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은 뒤 증상은 호전됐지만 후유증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전문의 중 학교폭력이 중단된 뒤 바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를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무했으며 전문의들의 31.4%가 학교폭력이 중단된 이후에도 수년동안 후유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을 진료했으며, 62.7%는 환자들의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응답했다.

이 뿐 아니라 전문의들의 90.2%가 ‘가해자를 향한 복수를 생각하는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47.1%는 ‘구체적인 복수 계획을 세우는 환자를 진료한 바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정신의학적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학교 환경 도모’(33.7%)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가정 내 지지적인 양육’(27.7%), ‘학교 폭력 예방 교육’(15.4%), ‘교사 역할·재량 강화’(12.3%)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는 “학교,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 간 예의, 대인관계 기술 등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폭력에 대한 이해나 대처법을 교육하는 등의 예방 활동이 필요하고 교사와 학교의 학교 폭력 사후 조정·대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어 학교폭력 발생 이후에는 피해자, 가해자·방관 학생들의 정서, 사고와 적응 상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나 영향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필요 시 정신 건강 전문가의 개입이 용이하도록 평상시 협조·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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