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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살아있는 유대인의 삶은 존중받지 못한다
[오늘의 책] 살아있는 유대인의 삶은 존중받지 못한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4.1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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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데어라 혼 지음/서제인 옮김/엘리/364쪽/1만 6천 490원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중국 하얼빈은 1896년부터 러시아 유대인이 이주해 기초를 세운 도시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 후 반유대주의를 신봉하는 러시아인이 도시에 들어오면서 유대인은 재산을 몰수당한 후 쫓겨났다. 그건 유대인 차별에 대한 서막에 불과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과 유럽 지역에서 자행된 유대인 차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은 문학에서도 발견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샤일록은 탐욕의 화신으로 묘사된다. 샤일록은 당대에 팽배했던 살까지 매매하는 '탐욕스러운 유대인'에 대한 소문에 근거해 셰익스피어가 재창조한 캐릭터다.

미국의 소설가인 저자는 책에서 유대인은 당대에 늘 차별받았다고 말한다. 아우슈비츠가 발생한 지 채 한 세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유대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2018년에는 미국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쳤다. 범인은 경찰특공대의 총에 맞아 죽기 전까지 "유대인은 전부 죽어야 해"라고 말했다. 이듬해 미국 저지시티에서도 미국계 유대인은 또다시 총을 맞았다.

저자는 현실 속에서 유대인은 이렇게 범죄의 타깃이 되지만, 이미 죽은 유대인은 추앙받는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읽히고 있는 '안네의 일기'의 저자 안네 프랑크다.

저자는 "유대인이란 소외되고 사회적으로 무시당하는 상태, 혹은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들자면 죽은 상태를 뜻한다"고 말한다.

죽은 유대인은 기리고 보전하고 사랑하면서 살아 있는 유대인의 삶은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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