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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등 시설 퇴소 청년 43%…“자살 고민한 적 있다”
소년원 등 시설 퇴소 청년 43%…“자살 고민한 적 있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4.19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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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2년 정책소외계층 청년 실태조사 발표
시설 퇴소 청년 중 43%가 자살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본사DB)
시설 퇴소 청년 중 43%가 자살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본사DB)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쉼터나 소년원과 같은 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이 열악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정신적 불안 등을 이유로 43%가 자살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만 19세~34세 2457명의 위기청년을 대상으로, 2022년 협동연구과제로 수행한 ‘정책소외계층 청년 실태 및 정책개발’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사회정책에서 배제되기 쉬운 취약청년의 삶을 분석해 이들의 권리 보장과 사회통합을 위한 정책개발 방향 제시를 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이 심리·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나 시도 경험에서 드러나는데, 약 43.4%는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실제 자살 시도 비율은 21.8%에 달했다.

주된 이유로는 대인관계에 따른 스트레스(25.5%)가 가장 많았고, 이어 우울·불안 등 정신적 문제(25.1%), 경제적 문제(16.5%), 학교나 직장 관련 문제(10.2%), 신체·성적·폭력 등 학대 피해(9.5%) 등의 순이었다.

또한 시설퇴소청년이 동년배 일반 청년 대비, 여러 일자리에서 단기간 종사하는 경향이 높고 부당노동행위 피해나 위험한 근로환경 노출 경험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는 이들 중 지난 일주일 동안 두 개 이상의 일자리를 경험한 경우는 15.3%, 배달대행 등 노동을 경험한 경우는 12%로 집계됐다. 일반 청년의 경우는 1.3%만이 2개 이상의 일자리에 종사했고, 배달대행 등을 경험한 이들은 3.8%에 머물렀다.

더불어 근로 경험자 중 부당노동행위에 피해를 당하거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경험도 일반청년에 비해 많았고, 욕설·폭력, 권리침해, 성희롱과 같은 부당행위 피해 경험과 근로 중 부상 또는 건강 이상 경험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시설퇴소청년 중 욕설·폭력을 경험한 경우가 14.8% 수준이었지만, 일반 청년은 4.2%에 그쳤다. 성희롱 경험률에서도 차이가 났다. 7.2%의 시설퇴소청년이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으며, 일반 청년은 1.8%만이 이를 경험했다.

특히 부정적 생애 사건 경험률이 일반 청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정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진 경험이 51%, 부모로부터 언어폭력·과도한 체벌·방임 등을 경험한 비율은 42.8%였다. 일반 청년은 각각 17.8%, 8.6%로 차이가 컸다.

이 같은 결과는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즉각적인 개입과 사안에 따른 개인별 맞춤 지원,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는 지지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점검해 유사 취약청년이 공적 자립지원제도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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