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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소아과’ 접근성 격차 심화…대전 내, 최대 3배 달해
지역별 ‘소아과’ 접근성 격차 심화…대전 내, 최대 3배 달해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5.2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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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에서 대기하는 시민들. 기사 내용과 무관.
소아청소년과에서 대기하는 시민들. 기사 내용과 무관.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7살과 5살 두 아들을 둔 A씨는, 아이들이 아플 때면 근심이 깊다. 그가 거주하는 대전 대덕구에는 인접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 때라서 다치거나 종종 아플 때가 있는데, 집근처에 소아과가 없다. 이럴 때면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구 쪽으로 집을 옮기고 싶다”고 호소했다.

최근 저출산 현상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의 인프라가 지역별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임신·출산 및 영유아 의료 인프라 추이 분석 및 대응 방안’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요 임신・출산 인프라인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고서에서 전국 읍·면·동 단위 행정구역별로 병·의원까지의 거리, 전문의 수, 수요자 수 등을 종합해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 소아청소년과 보유 격차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연구소가 소아청소년과 등의 접근성 점수를 산출한 결과 서울, 대전과 같은 일부 대도시나 세종시가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비교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에서는 영유아 1만명당 약 30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 의한 서비스가 가능했다.

다만 전국적으로 취약한 지역이 분포하고 있었는데 부산과 울산, 경기 북부, 강원, 충북, 충남 등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영유아 1만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약 17명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지역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인프라가 갖춰진 대도시 내에서도 지역별로 격차가 존재했다. 대전시 역시 지역구별로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개수에서 차이를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대전시의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은 총 90개다. 지역구별로는 서구 31개, 유성구 25개, 중구 13개, 대덕구 11개, 동구 10개로, 소아청소년과가 가장 많은 지역구와 적은 지역구의 격차가 3배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의료 인프라 접근성은 ‘병세권’으로 불리우고 있다. 연구소가 지난해 4월 기준 24개월 이하 영아 자녀가 있는 산모 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신·출산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좋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으로 인구소멸 위험 지역이 늘어나면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지역별 불균형이 나타난다”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취약한 지역이 전국적으로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영유아 관련 보건 인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80~90년대에 산부인과 전공의 수가 250명 정도에 달했지만 2021년도에는 120명으로 줄어들었고, 소아청소년과 역시 2021년에 전공의 지원율이 28.1%로 역대 최소의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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