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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000명 증원 타협 없다”… 대전 의료계 “할 말 없다”
尹 “2000명 증원 타협 없다”… 대전 의료계 “할 말 없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4.04.0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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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의료계에 과학적 근거 갖춘 통일안 요구
대전 일부 개원의, 주 40시간 단축진료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2000명 증원으로 혼선을 빚는 현 상황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타협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편을 감수하며 정부의 의료개혁에 힘을 보태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늘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한 ‘응급실 뺑뺑이’와 비수도권의 열악한 의료현장을 언급하며, 이번 의료개혁은 의사를 증원해 지역 의사 수요에 대응하는 등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00명 증원에 반발하는 의료계에 대해 “근거도 없이 350명, 500명, 1000명 등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지금보다 500명에서 1000명을 줄여야 한다고 으름장도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가 주장하는 증원 축소 규모에 대해 근거를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축소를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닌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밝힌 2000명 규모 증원에 대해서는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 내년부터 2000명씩 늘려도,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고 지역의료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인구 대비 의사 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임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OECD 평균이 3.7명인데 우리는 겨우 2.1명”이라며 “인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8만명(OECD 평균대비)이 부족하고, 의대생 수는 절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령인구 증가 속도는 OECD 평균의 1.7배에 달해, 앞으로 의사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지역 의사들은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대전 소재 상급종합병원 한 의사는 “앞서 정부측에서 발표했던 내용과 다를 게 없다. 의대에서는 증원된 인원을 담을 실습실이 부족하고, 지방 병원 역시 수련환경의 개선부터 필요하다”며 “이 상황을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의료계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대전의 한 개원의는 “의료계와 구체적인 협의 없이 진행됐던 일방적인 증원과 마찬가지로, 변한 게 하나도 없는 이번 발표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며 “본인들만 옳고 의사들은 악(惡)으로 몰아가는 정부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부터 대전의 일부 개원의들이 근무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대전시의사회에 따르면 권유가 아닌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권고사항이며, 1300여명 등록 개원의 중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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