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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정뱅이 마을 폭우로 물에 잠겨…“잠에서 깨보니 종아리까지 차올라”
대전 정뱅이 마을 폭우로 물에 잠겨…“잠에서 깨보니 종아리까지 차올라”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4.07.1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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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대 44명 기성복지관으로 긴급 대피
논·밭 등 물에 잠겨 있어... 농사짓는 주민 ’막막‘
10일 오전 11시 40분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 도로가 진흙 등으로 뒤덮인 모습.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전화 한 통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10일 오전 11시40분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뱅이 마을에서 구출된 주민들을 구급차가 번갈아 이동시키고 있었다. 정뱅이 마을은 진입로가 좁아 버스 등 대형 차량 진입이 어렵다. 특히 현재 일반 차량은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다.

수마가 핦고 간 도로는 온통 흙으로 뒤덮였다. 물이 빠진 후에 집, 논, 밭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물길이 덮치고 간 미끄러운 도로를 잰걸음으로 돌아다니며 마을 곳곳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날 새벽 4시경 제방이 무너지며 순식간에 불어난 물이 정뱅이 마을을 덮쳤다. 주민들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던가 지붕 위로 대피하라는 마을 안내방송을 듣고 황급히 몸을 피했다. 대피 방송을 들은 주민들은 마을이 물에 잠겼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을까봐 휴대전화로 서로의 생사를 파악하며 대피를 서둘러야 했다. 

새벽에 대전 서구 흑석동 기성종합복지관으로 대피했던 A씨는 마을에서 물이 빠져나갔다는 소식에 집안을 확인하기 위해 딸과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A씨에 따르면 마을 안내방송이 나온 직후 사태 파악을 하기도 전에 통장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서 부리나케 방에서 자고 있는 딸아이를 깨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물이 종아리까지 차 올라 집안 내부까지 들어온 상태였다고 푸념했다.

B양은 “자고 있는데 아빠가 빨리 일어나야 한다고 흔들어 깨웠다”며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침대에서 일어서니 종아리까지 물이 차올라 있어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나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땐 물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였다”며 “부랴부랴 부모님과 함께 높은 곳으로 일단 올라갔다”고 말했다.

다만 대피 도중 A씨의 아내 C씨는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을 헤져 나가는 것만 신경 쓰다가 물체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안을 둘러보며 대문 앞에 쌓인 진흙을 치우던 A씨는 "집뿐만 아니라 일 년 농사도 망쳐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10일 오전 11시 40분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 주민 A씨가 집 앞에 쌓인 진흙을 치우고 있는 모습.
10일 오전 11시 40분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 주민 A씨가 집 앞에 쌓인 진흙을 치우고 있는 모습.

A씨는 “복지관에서 쉬다 물이 빠졌다는 소식에 다시 돌아왔는데 집에 와보니 처참하다”며 “집에 설치된 CCTV를 다시 돌려봐야겠지만, 보상이 될지도 미지수고 무엇부터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우스 농사를 짓던 주민들은 차량을 통해 하우스 내부에 있던 물건들을 옮기고 있었다.

D씨는 “오는 11일에는 소나기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주말 지나고 또 비가 올 수도 있단 예보를 들어서 농작물은 포기하더라도 쓸 수 있는 물건들이라도 옮겨야 할 것 같아 집안 식구들이 다 함께 물건을 옮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구조된 주민들은 흑석동 기성종합복지관으로 대피했으며,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복지관에는 24세대 44명이 대피한 상태로 대전서구청은 종합복지관에 이재민 대피소를 마련한 뒤, 구호 물품 제공 등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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