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얼굴이 상기된 채 진료실을 찾은 주부 전 모(30대)씨는 3달 전부터 밤에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다리가 찌릿거리고 아프며 뭐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난다고 호소했다. 다른 병원에서 혈액 순환 문제라고 듣고 혈액 순환 보조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으나 호전이 없었다고 한다.
#2. 직장인 김 모(53)씨는 2년 전부터 밤에 잘 때 벌레가 다리를 갉아 먹고 당기는 느낌이 나서 잠을 이루기 힘들고,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낮에는 늘 피곤하다고 내원했다. 다른 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된다고 허리에 신경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었고, 며칠 후 또 다른 병원에 내원해 하지 정맥류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받지 않고 진료실을 찾게 됐다고 한다.
위의 30대 주부와 50대 직장인은 모두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이다. 하지 불안 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생겨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는 신경 질환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주로 밤에 잘 발생하고 다리를 움직이고 나면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의 원인은 현재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도 대규모 연구가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뇌의 ‘도파민 시스템’ 불균형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질병의 약 절반 정도에서 유전적인 경향을 보이며, 철 결핍성 빈혈 또는 신부전으로 인해 투석을 받는 환자에서 하지 불안 증후군 증상이 발생되기도 하며 발생했다면 악화될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을 진단 방법으로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증상이 진단을 내리는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특별히 4가지가 중요한데 첫째 불편한 느낌을 동반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고 둘째 휴식 시 악화되며 셋째 다리를 움직이고 나면 불편한 느낌이 좋아지고 넷째 저녁에나 밤에 악화되는 것이 하지불안 증후군 주요 4대 증상이다.
이 질환을 확증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취침 2-3시간 전에 도파민 계열의 약물을 한 알씩 2주간 복용하고 증상이 많이 호전되면 하지불안 증후군임을 확증할 수 있다.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도파민 계열의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으로 반응하므로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철 결핍성 빈혈로 인한 하지불안 증후군 발생 시 도파민 치료와 함께 철분 보충이 중요하다. 또한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있으므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취침 전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삼가하고 담배와 음주를 자제한다. 무리가 가지 않는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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