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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지사 산하기관장 기용 ‘양두구육’
양승조 충남지사 산하기관장 기용 ‘양두구육’
  • 강일 기자
  • 승인 2019.07.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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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게릴라뉴스=강일 기자]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이 성어는 중국 안자춘추에서 유래됐다.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은 궁중의 여인들은 남장을 시켜 놓고 즐기는 괴벽이 있었다. 곧 이 습성은 일반 민간에도 펴져 남장 여인이 나라 안 곳곳에 퍼져 나갔다. 이 소문을 듣고 영공은 궁중 밖에서 여자들이 남장하는 것을 왕명으로 금지했는데, 이 영이 시행이 잘 안 됐다. 그래서 왕은 왕명이 시행 안 되는 이유를 안자에게 물었다.

안자는 “폐하께서 궁중 안에서는 남장 여인을 허용하시면서 궁 밖에서는 금하시는 것은 마치 양의 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궁중 안에서 여자의 남장을 금하소서”라고 간언했다. 영공은 안자의 말대로 궁중에서도 여자가 남장하는 것을 금했더니 한 달이 못 되어 온 나라 안에 남장 여인은 없어졌다.

충남도의 공공기관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 지사가 최근 홍성의료원장 후보자를 선정한 것을 두고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혹평이다. 지난해 8월, 천안의료원장 공개모집에 응모해 최고 점수로 도지사에게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양 지사가 ‘적격자가 없다’고 탈락시켰는데 이번에는 그가 아무런 치유 없이도 버젓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홍성의료원장 후보로 선정된 박0래(57세, 前순천향대 구미병원장)씨는 “병원장 시절 직원들이 시간외수당을 부정으로 수급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되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법인카드를 ‘깡’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하다 적발됐다” 등 소문이 무성하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도청 안팎에서는 ‘불과 9개월 전 부적격자가 아무런 치유의 흔적 없이 적격자가 됐다’는 것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하다가 적발됐던, 시간외수당을 부정 수급받았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해당 병원에서 법적 책임을 물은 것으로 족하다.

양 지사는 민선 7기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캠프에서 같이 한 사람이라 해도 도덕적으로 커다란 하자가 있고 자질과 역량이 부족하다면, 돌아가신 아버님이 살아 돌아와 부탁하신다고 해도 (산하기관장으로)임명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도, 도가 “당시 시간외수당 부정수급은 관행이었다. 개인 비리가 아니다. 조직을 위해 희생한 것이다”라고 강변하며 관용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조직 문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공직자들은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따라서 이들이 얼마나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복지 충남’의 성패가 좌우된다. 잘못된 습관을 바꾸어야 육체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듯이 잘못된 조직 문화를 바꾸어야 조직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치유의 중심에는 리더가 있다. 따라서 잘못된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에 양 지사가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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