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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160개 위원회 예산불용액 67% ‘깜깜이 예산’
세종시 160개 위원회 예산불용액 67% ‘깜깜이 예산’
  • 송필석 기자
  • 승인 2019.10.04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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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억 2천만원 낭비... 의회도 예산 심의-감시 문제점 ‘노출
세종시가 지난 2018년 160개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며 예산을 주먹구구식 편성해 써보지도 못한 예산이 4억 2천만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세종시가 지난 2018년 160개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며 예산을 주먹구구식 편성해 써보지도 못한 예산이 4억 2천만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송필석 기자] 세종시가 지난해 160곳에 달하는 위원회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편성해 쓰지도 않은 불용액 예산이 6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위원회의 경우 남긴 예산액이 무려 96%~99%에 달한 곳도 있다. 정작 필요한 곳엔 사용하지 못하고 예산을 사장시켰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런 불용액에도 불구하고 시는 매년 똑같은 예산을 편성하고, 시 의회는 이를 승인해주고 있다. 예산 편성과 감시의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세종시가 밝힌 지난해 위원회 예산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60곳 위원회 중 120곳에 예산으로 6억 670만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액은 이중 절반도 못 미치는 32.05%, 금액으로는 1억 9447만원만 사용했다. 불용액이 67%를 넘는다.

각 지자체가 매년 불용액을 남기지 않기 위해 예산 편성과 집행에 신경을 쓰는 것에 비하면 깜깜이 예산 편성과 집행이다. 이는 사용하지 못한 예산 약 4억 2000만원은 사실상 1년 동안 사용도 못 하고 묵혀 두고 있어 명백한 세금 낭비다.

이런 예산을 편성한 세종시나 이를 관리-감독 하지 못한 세종시의회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시가 지난 2018년 1천만원 이상 예산을 편성한 18개 위원회의 예산액과 실제 집행된 금액 비교(그래프=세종시 제공 자료 재 구성)
세종시가 지난 2018년 1천만원 이상 예산을 편성한 18개 위원회의 예산액과 실제 집행된 금액 비교(그래프=세종시 제공 자료 재 구성)

실례로 2017년에도 160개 위원회 예산 6억 7155만원 중 집행액은 3억 6527만원이었다. 이 해에도 불용액이 54%가 넘는다. 그럼에도 시와 의회는 2018년에 6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하고 의결해줬다. 예산이 남을 줄 알면서도 잘못을 반복한 셈이다.

일부 위원회는 편성한 예산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복지재단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4792만원 예산을 책정했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3.67%에 불과한 176만원을 사용했다. 또 ‘세종시발전위원회’는 2000만원의 예산 중 0.80%에 해당하는 15만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도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예산만 편성하고 3년간 한 번도 집행하지 않았던 곳도 6곳이나 된다.

세종시민 A씨는 “160곳 위원회가 범람하다 보니 세종시가 세부적인 계획이나 조사 없이 일단 (예산을)신청하고 보자는 식의 전형적 혈세 낭비다”며 “이처럼 잠자고 있는 예산 때문에 정작 사용해야 할 곳엔 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복되거나 최근 회의가 없었던 위원회는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예산도 꼭 필요한 만큼만 편성해 시민의 혈세가 세어나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B씨는 “세종시의회는 이렇게 잠자고 있는 예산을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며 시의회의 예산 심의와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며 집행부(세종시)에서 올린 예산을 좀 더 꼼꼼히 확인해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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