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게릴라뉴스=강일] 주민들이 치른 마을 영화제가 화제다. 영화제가 열린 장소가 공동묘지다. 공동묘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영화제가 열렸다.
영화제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충남 보령시 성주면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영화제의 이름은 ‘은골마을 영화제’다. 성주면 개화3리 은골마을 청년회가 주관하고 보령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후원했다.
영화제엔 마을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상연 영화는 1400만명의 관람객을 모았던 ‘국제시장’과 개성있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던 ‘위험한 상견례’등 2편이었다.
또 11일 만화가 박재동씨가 영화제를 찾아서 격려했다. 최근 광고와 예능 프로에서 인기있는 영화배우 김응수씨도 12일 다녀갔다. 작은 마을에서 열린 작은 영화제에 유명인이 다녀간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의미있는 행사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영화제가 열린 성주면 개화리는 과거 70~80년대 석탄산업이 활발했던 곳이나, 이후 석탄산업의 내리막으로 인해 폐광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남포오석을 생산하는 마을 특성을 살려 돌담으로 쌓은 쓰레기 분리 수거장 ‘보물창고’를 운영하기도 하고, 마을단위 문화예술창작공간 사업으로 조성한 ‘오석고을 박물관’을 조성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자연친화적 장묘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국립 기억의 숲’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주민소득 향상과 고용창출 등을 기대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제6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아름다운 농촌 만들기 캠페인 분야 전국 은상을 차지했다. 장관 표창과 20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이번 영화제는 그 상금의 일부로 치러졌다.
권혁영 모란공원영화제 추진위원장은 “성주면 개화리는 폐광촌과 묘지마을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주민들의 자존감 하락과 소득원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과거 묘지는 최고의 명당이고, 수많은 선조들이 지켜봐주는 축복받은 땅이라는 의식 전환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가치관 또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주민들의 공동체성 함양과 다양한 소득사업, 의식 개선을 통해 전국 제일의 마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