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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대전시민들의 따뜻한 情 ‘훈훈’
코로나19 속 대전시민들의 따뜻한 情 ‘훈훈’
  • 최정현
  • 승인 2020.06.07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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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게릴라뉴스=최정현]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대처방식이 완화 되자마자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국민을 긴장시키더니, 수도권 내 교회 목사 등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이 물결치듯 뒤 따라와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 초, 중, 고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어른들의 미숙한 대처의식으로 방해 받는 모습에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실상 생활 속 거리두기는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적인 의견도 분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각 시‧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버스 탑승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미착용 시 운전기사의 승차거부를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대전시 내 곳곳에서 심심찮게 버스기사와 탑승객과의 언성 높은 다툼이 오가는 것을 보게 된다. 주위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자칫 감염병으로 인한 팍팍한 삶이 더욱 각박한 모습으로 굳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그러나 최근 주위에서 들려오는 훈훈한 미담들은 필자의 기우(杞憂)였음을 알게 했다.

6일 한 노인이 대전 동구에서 버스를 타려다 하차 명령을 받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인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기사에게 부당하다며 내리지 않았고, 탑승자들은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버스 중간쯤에 앉았던 한 중년 여성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마스크 하나를 꺼내 걸어와 노인에게 건넸다. 버스는 떠날 수 있었고 탑승객들의 마음 한 편에는 따스한 인간애가 자리 잡았다.

이에 앞선 지난 4일에도 대전 중구에서 한 젊은 여성이 마스크를 깜박 잊고 버스를 타려다 제지를 받았다. 당연히 손가방에 있을 줄 알았던 마스크가 없었고 무안하게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때 또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걸어와 당황하고 있던 젊은 여성에게 여분의 마스크를 건네줬고 버스는 출발했다. 이를 눈여겨 본 제보자가 필자에게 들려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그때 당시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훈훈했으리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대전지역 곳곳에서 드러나며 각박한 삶을 살만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아직 인간미 넘치는 대전이다.

언젠가는 사라질 감염병으로 인해 후회 남을 한때를 보내기보다 훈훈한 한때를 보내는 쪽을 택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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