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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재단 하마평 무성 속 또 ‘내정설’?
대전문화재단 하마평 무성 속 또 ‘내정설’?
  • 최영범 기자
  • 승인 2018.08.17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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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선임의 ‘키’는 시장에게... 공모취지 무색
대전문화재단.[사진=최영범 기자]
대전문화재단.[사진=최영범 기자]

[충청게릴라뉴스=최영범 기자]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매번 대표이사 선출 때마다 되풀이되는 하마평이지만 이번에도 사전에 ‘내정’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어 공모제의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지난 10일 대표이사 공모를 발표했다. 서류접수는 10일부터 오는 27일까지이며, 9월 초 임명할 예정이다.

재단은 사전에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임원추천위원은 모두 7명으로 시장추천 2명, 시의회추천 3명, 재단이사회추천 2명이다.

임원추천위원은 서류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2명 이상의 후보를 대전시장에게 추천한다. 시장은 이 후보 중 1명을 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한다. 상황에 따라 시장은 추천인을 배제하고 재공모를 실시할 수도 있다. 사실상 시장의 의중이 대표선임의 키를 쥐고 있다.

대표이사의 하마평은 공모발표 이전부터 떠돌았다. 문화·예술계는 물론이고 정치계에서도 누가 대표로 선임될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이춘아 전 대표가 중도하차한 뒤, 약 7개월여의 공백을 거친 뒤라 관심의 깊이는 더했다.

하마평의 대상은 5명이상이다. 대전지역의 모 대학교 S교수는 지난 권선택 시장 시절에도 대표로 거론된 인물이었으나, 당시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문화와 관련된 대학교수 출신이라는 위치와 대전에서 고교 등을 졸업한 전력으로 매번 재단의 대표로 거론되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는 P씨와 L씨도 소문의 중심에 서있다. P씨는 대전문화단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지난 6월 허태정 당선자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본인이 대표를 하겠다고 적극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를 하라고 하면 굳이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씨도 문화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으면서 대학교에서 강의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시절 문화예술정책을 발굴하고, 특히 허 후보의 지지선언에도 가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재단 대표의 하마평에 오르면서 ‘내정설’의 중심에 선 이유이기도 하다. L씨가 최종 대표로 선임된다면 허 시장과의 관계로 인한 것이라는 ‘내정설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 시절 대전문화재단에서 근무했던 K씨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문화 기획자로서 활동한 전력과 염 전 시장과의 친분 등이 하마평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태정 시장과 염 전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중 정치적 협력을 약속하는 ‘더 희망위원회’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그밖에 언론인 출신, 문화원장 출신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들에게 과연 허 시장이 ‘재단 입성’을 허락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전문화재단 대표의 인선은 요식행위에 그쳐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임시장 임기 중 2명의 대표이사가 연속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것도 한 이유다. 인선이 잘못됐던 아니던 2명의 대표는 조직 장악에 실패해 대전문화 발전이 퇴보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에 재단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관리라고 문화·예술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조직을 추스르고 난 이후에 대전문화·예술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은 차후 문제라는 지적이다.

재단은 출범이후 줄곧 전임 시장들과의 인연에 따른 계파와 학연 등으로 인해 사분오열 됐다. 이로 인해 재단은 대표의 성향에 따라 흔들려온 것도 사실이다. 대전문화예술의 발전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기획하고 실행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새로운 대전의 문화정책은 차치하고라도 깊이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추진해오지 못했다는 여론의 비판도 계속돼 왔다.

이와관련 한 대전지역 문화계 인사는 “문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문화재단의 수장을 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 대전문화재단 상황을 고려하면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한 인물이 신임 대표이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문화콘테츠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보다 올바른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에 대한 보은인사가 아니고 재단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이를 조정할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재단을 걱정하는 문화예술계 뜻있는 인사들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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