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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코로나 시대’, 단절 늘리고 생계 꺾었다
2년간의 ‘코로나 시대’, 단절 늘리고 생계 꺾었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2.15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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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 발표
코로나 전후 대비 대인관계·신뢰도·스트레스 악화… 생계 어려움도
“코로나 단절 속 신뢰 허물어져… 새로운 범사회적 정책 제시해야”
(자료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코로나19와 힘겨운 공존을 치렀던 지난 2년,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간관계 단절과 사회신뢰도 하락 등 정서적인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또한 차갑게 얼어붙은 가운데 특히 일용직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겪은 어려움이 거셌다.

최근 한국사회보건연구원은 코로나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70일 동안 이뤄졌으며, 전국 만 19~75세 남녀 3944명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 방식을 사용했다.

코로나 전후 사회적 관계·인식 등에 관해 총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대인관계 부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 발병 이전보다 부정적인 응답을 내놨다.

‘아플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냐’를 묻는 질문에 2017년에는 83.64%의 응답자가 동의를 표했으나, 지난해(67.98%)에는 15.66%p 하락한 결과가 나왔다. ‘큰돈을 빌릴 사람이 있냐’는 문항 역시 2017년(71.51%)에 비해 지난해(47.31%)에는 24.2%p 가량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사회신뢰도 또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사회신뢰도는 5.07점으로 2021년(5.37점) 대비 0.30점 떨어졌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70대를 제외한 모든 나이에서 하락했는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집단은 40~50대(0.49점)와 20~30대(0.23점) 순이었다.

우울감·스트레스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체의 약 20%·36%를 각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두 가지 항목에서 모두 취약계층 집단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우울감은 젊은층(20대 이하, 15.46%)보다 노년층(60대 이상, 23.46%)이 더욱 높았다. 정신건강 취약계층에서는 무려 73.05%란 고수치를 보였으며, 사회적 취약계층(45.43%)과 경제적 취약계층(38.38%) 역시 상위권으로 위중한 모습이었다.

스트레스는 우울감보다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 남성(34.50%)보다 여성(39.46%)이 높았고, 대도시(34.72%)보다 중소도시(39.07%)가 더욱 스트레스에 취약했다. 특히 정신건강·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은 모두 50~70% 사이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코로나 발병 이후 닥친 경제적인 어려움은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해 온 현상이지만, 특히 일용직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충격이 컸다.

코로나 이후 근로소득 감소 경험을 묻는 문항에 상용직 노동자의 동의 응답은 16.0%에 그쳤으나, 일용직 노동자(49.9%)와 자영업자(71.3%)의 비율은 이를 훨씬 상회했다. 근로소득 감소 기간이 25개월 이상 지속된 비율도 상용직 노동자(15.5%)에 비해 자영업자(32.1%)가 약 두 배 가량 높았다. 일용직 노동자는 상용직 대비 약 38%가량 높은 21.4%가 동의했다.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신뢰관계를 재구축할 수 있는 범사회적 정책 방향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코로나를 겪으며 흔들린 사회적 유대관계를 국가 차원에서 다시 결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태진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영향이 완화됨에 따라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으나, 관계 단절 속에서 이미 사회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진 상황”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그동안 각자 고립된 삶을 버텨 왔으나 신뢰적 관계는 유지될 수 있고 새로운 관계 형성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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