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계룡산 동학사 몸살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벚꽃이 활짝 핀 주말, 대전 도심 곳곳에 완연한 봄을 즐기는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주말인 1일과 2일, 대전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대청호와 대덕구 KT&G 벚꽃길, 동학사, 은구비공원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을 즐기러 나왔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치솟으며 무덥다고 느낀 다수의 시민들은 가벼운 옷차림과 더불어 ‘노마스크’로 꽃길을 거닐었다. 지난해 마스크 행렬과는 상반된 모습으로 벚꽃만큼 활짝 핀 미소로 봄을 만끽했다.
이날 수천여 그루의 벚나무와 개나리 등 다양한 꽃나무들이 즐비한 대청호 주변과 대덕구 KT&G 일원에는, 진입부터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족과 함께 대청호를 찾은 이모(30)씨는 “날씨가 너무 따뜻해 아이가 감기 걸릴 걱정이 없어 나왔다”며 “마스크 없이 꽃과 함께 예쁜 사진을 찍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가족 단위 캠핑족이 주를 이룬 대전 유성구 소재 은구비공원을 찾은 이들은 준비해온 음식을 먹거나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눕는 등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벚꽃이 두드러지게 만개한 벚나무 아래로 사진 촬영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유성구 주민 하은혜(38)씨는 “집에만 있기엔 화창한 날씨가 아까워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활짝 핀 벚꽃에 남편도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공주시 반포면 소재 동학사에도 이른 아침부터 벚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나들이객들로 구름 인파가 형성됐다. 이와 더불어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음식 냄새와 언변으로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초입 도로부터 차량이 끝없이 늘어서면서 긴 행렬에 돌아서거나, 입구에 주차 후 먼 길을 걷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남편과 함께 온 박모(59)씨는 “차가 너무 막혀 돌아갈까 싶었지만 다음으로 미루면 꽃이 다 질 것 같아 끝까지 기다렸다”며 “마스크가 없으니 오랜만에 봄다운 날씨를 제대로 즐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동학사 벚꽃길 일원에는 상춘객들이 불법투기한 일회용 컵, 꼬치류 막대 등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나들이를 즐기기만 할 뿐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모습이다.
공주시 등 유관기관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량의 쓰레기가 방치되는 건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매년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벚꽃 축제를 진행해오고 있지만, 수년째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벚꽃 축제 홍보만 적극적으로 하고 운영은 나 몰라라한다. 날씨도 따뜻해서 방치된 쓰레기들 썩는 냄새가 금방 올라온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