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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인터뷰 논란 민주 "역사팔이"에 '與,"野 침소봉대" 충돌
尹인터뷰 논란 민주 "역사팔이"에 '與,"野 침소봉대" 충돌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4.25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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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번역과정서 주어 빠진 걸로 野 침소봉대"...유승민은 비판
민주 "尹, 일본에 '역사팔이' 또 사고 쳐…순방외교 트라우마"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앞두고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앞두고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격렬하게 맞붙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약속할 땐 언제고, 이제 와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 관계를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격상 시킬 수 없음을 윤 대통령은 명심하라"며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의 미래를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에 가기 전에 또 사고를 쳤다"며 "웬만한 건 몰라서 다 아는 척하려는 데서 오는 열등감이 심리적으로 깔린 것 같다"고 비꼬았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최재성 전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표현은 매우 정제되게 준비하는데, 그런 시스템 자체가 없거나 대통령이 자신과 생각이 똑같은 사람하고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지목, "그는 네오콘(미국의 신보수주의자)을 능가하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또 "순방 외교 때마다 또 뭐가 잘못될까 하는 트라우마가 있는데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재앙적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언론사의 '오역'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도 비난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을 향해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탑승 일정을 마친 후 "지금 국민에게 독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옳지 않은 일"이라며 "안보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지만 이는 국민을 존중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영문 번역 과정에서 주어가 빠진 것인데 야당이 침소봉대해 공격하고 있다'며 방어막을 쳤다.

윤 대통령은 전날 WP 인터뷰에서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더불어민주당 공세의 표적이 됐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익 앞에 여야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실종된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민주당은 외교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은 안보 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 안보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그 취지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부분의 주어가 '일본'인데 오역으로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김정재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며 "앞뒤 내용을 보면 과거사 문제든 현안이든 결국 소통을 해서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상범 대변인도 전날 저녁 논평을 내고 같은 주장을 했다.

홍석준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맥락이 있는데도 이 부분을 싹둑 침소봉대해 '일본에 무릎 꿇으면 안 된다는 게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는 식으로 나가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선출된 권력이라도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일본에 대해 면죄부를 줄 권리까지 국민들이 위임하지는 않았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이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이번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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