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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이 금요일 아닌가?”…청소년 문해력 저하 ‘여전’
“금일이 금요일 아닌가?”…청소년 문해력 저하 ‘여전’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5.1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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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이해 못하는 중학생 27%
교육부, 초교 국어 시수 34시간 증가
청소년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인으로 독서량 감소 등이 꼽힌다. (사진=본사DB)
청소년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인으로 독서량 감소 등이 꼽힌다. (사진=본사DB)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A씨는 중학생 자녀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금일이 금요일이 아니야?”라는 질문이었는데 초등학생도 아닌 자녀가 ‘금일’이라는 단어의 뜻을 몰랐기 때문이다. A씨는 “요즘 세대들의 문해력 문제를 언론에서만 들어봤지 내 자식까지 이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는 대전·세종 지역의 교육정보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의 내용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째 되는 날을 뜻하는 ‘사흘’과 더불어 ‘금일’, ‘심심한 사과’ 등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은 상호 간 소통과 학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량이다. 또 기본적인 단어 뜻을 모르거나, 문장 해석 미흡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소통에까지 지장을 주는 상황이다.

교육부의 2021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살펴보면 고등학교 2학년의 국어과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은 64.3%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까지만 해도 77.5%였지만 2020년 7.7%p 하락, 2021년에는 5.5%p가 하락했다.

실제 EBS가 중학생 2400명을 대상으로 2020년도에 진행한 문해력 테스트에서 학생의 27%가 교과서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문해력에 취약한 이가 많았다. 2022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따르면, 읽기·쓰기·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의 인구가 약 200만 명, 일상생활 활용이 미흡한 수준의 인구는 약 185만 명으로 총 385만 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에 길들여져,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것으로 꼽힌다. 또 스마트폰 등과 같은 영상 소비가 늘면서 독서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어 뜻을 모르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 독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취약계층 아이들일수록 심해지는데 다 같이 독서 사각지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교육부는 학생 문해력 저하를 인지하고 교육 과정 개편에 나선 바 있다. 국어 과목에서 기초 문해력 교육 강화를 위해 초등학교 국어 수업 시간이 기존 448시간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추가한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 역시 한글 문해력과 같은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지도하는 ‘한무릎공부방’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내 초등학교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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