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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계로 학부모 설득해라” 충남 유치원서 관리자 갑질 만연
“미인계로 학부모 설득해라” 충남 유치원서 관리자 갑질 만연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5.22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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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교사에게 폭언 행사, 내부청렴도 평가 점수 조작하기도
전교조 충남지부, 교육청에 관리자 갑질 실태 전수조사 촉구
전교조 충남지부가 22일 충남 A유치원 관리자의 갑질 행태를 고발하며 충남교육청에 이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가 22일 충남 A유치원 관리자의 갑질 행태를 고발하며 충남교육청에 이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충남 지역 내의 유치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관리자들의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22일 최근 도내 한 공립단설 유치원에서 근무하던 교사들이 충남교육청에 원감의 지속적인 갑질과 관련해 신고한 사실을 들며 “전교조에서 파악한 공립유치원 상황을 보면, 원장·원감 등 관리자들이 교사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교육활동을 제약하는 등 갑질의 수준이 도를 넘고 있다. 이번 신고는 특정 교사들에게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지난 19일 충남 지역 A유치원 원감은 특정 교사를 전체 교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신규교사의 질의에 “아무것도 묻지 말고 고개만 끄덕이라”고 지시하는 등 억압적인 사내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해당 원감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교사들에게 “교사가 편하면 되냐”, “미인계로 학부모를 설득해보라”는 식으로 모욕을 일삼기도 했으며 교사들을 따로 불러 기간제 교사에게 성과급 점수를 낮게 주라고 지시하거나 도장을 제출하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최하등급을 주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한 교사들은 A유치원의 원감이 충남교육청에서 매년 시행하는 내부청렴도 평가과정에서 3회에 걸쳐 교직원들을 모아놓고 “‘매우 그렇다’로 답을 얘기할테니 그냥 표기만 해라”고 말하며 평가 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전교조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내부청렴도 평가 결과에 대한 조작은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하는 것으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는 사안이다.

여기에 해당 유치원은 지난해 청렴 정책 추진실적 평가 우수 유치원 교육감 표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짙어졌다.

이에 전교조 충남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인간이 존엄이 훼손되고 자존감을 짓밟는 환경에서 교사들이 어떻게 행복한 유아를 길러낼 수 있으며 관리자가 위력을 행사해 교사를 차별하고 평가 조작을 강요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공립유치원 교육의 질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겠는가”라며 “충남교육청은 이번 갑질 신고를 제대로 감사해 문제의 관리자들을 중징계함으로써 유치원 갑질을 종식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충남교육청에 문제 관리자에 대한 직무해제·중징계와 청렴도 평가 조작 건에 대한 고발, 신고 교사들에 대한 보호조치, 공립유치원 관리자 갑질 실태 전수조사, 갑질 근절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감사팀을 배정한 상태이며 신속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취재진이 갑질 신고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당사자인 A유치원 원감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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