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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필라테스 등 먹튀 사기 판쳐... 소비자들 눈뜨고 코 베였다
여행사·필라테스 등 먹튀 사기 판쳐... 소비자들 눈뜨고 코 베였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7.1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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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소재 적립식 여행상품 판매 여행사 파산 신청
피해자 1200명↑, 피해액 25억 원 달해
필라테스 체인 대전지점 2곳, 폐업 전 신규 모집 이벤트 진행
각종 먹튀 논란에 소비자 보호장치 강화 필요성 ↑
여행사, 필라테스, 헬스장 등 시설에서 이른바 ‘먹튀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 26일 대전 소재 한 여행사는 파업 신청을 한 후 환불 등에 대해 묵묵부답인걸로 나타났다.
여행사, 필라테스, 헬스장 등 시설에서 이른바 ‘먹튀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 26일 대전 소재 한 여행사는 파업 신청을 한 후 환불 등에 대해 묵묵부답인걸로 나타났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여행사를 알아보던 A씨는 적립식 상품이 있는 대전 유성구의 한 여행사를 알게 됐다. 괜찮은 여행 상품이란 생각에 가입후 주변 지인들에게도 추천해 단체 가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여행사가 지난 26일 파산하며 지금까지 불입한 금액을 되찾지 못하게 되자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좋은 상품인 줄 알았다. 주변에도 추천하고 곧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는데 오히려 돈을 전부 날리게 생겨서 화가 치민다”며 “주변에서도 왜 이런 걸 추천해 줬냐고 비난이 쏟아져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행사, 필라테스, 헬스장 등 시설에서 이른바 ‘먹튀 사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충청 지역에도 피해자가 물밀 듯 속출하고 있다.

만기 도래 직전 적립식 여행 상품 먹튀 사기 발생

앞서 대전 유성구의 B 여행사는 적립형 상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적립형 상품은 4년간 한 달에 4만 원씩 내면 만기 후 200만 원을 지원받는 등 해외 어디든 갈 수 있으며, 여행을 가지 못하게 돼도 전액 환급해 준다고 홍보해 1200명 이상이 가입했다.

이후 코로나19 기간 동안 계속된 여행사들의 파산에 불안감이 커진 고객들은 B 여행사에 이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지출이 별로 없고 적립금만 계속 쌓아두고 있어 안전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 여행사의 답변만 믿고 줄곧 기다리던 고객들에게 돌아온 것은 파산 신청 안내였다. 실제 이 행사는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는 안내 팝업창을 게시했다.

더 큰 문제는 5월에 경영난을 이유로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 안내문 게시 전달까지 적립형 상품의 돈을 불입 받았으며 고객 적립금 환불 등에 대한 설명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가입자들의 피해액은 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업 사원들 역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각 지역에서 상품 판매를 했지만 여행사가 파산함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도 요원해졌다.

B 여행사 대표는 언론들과의 통화에서 “고의로 고객들을 속인 것은 아니고 폐업하지 않고 버티다 파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피해자 C 씨는 “B 여행사 대표가 코로나 기간에도 여행사는 안전하다며 안심시켜 놓고 고의로 속인 것은 아니라는 얼토당토않는 이야기를 해명이랍시고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상황이 이러자 피해자들은 단체로 B 여행사 대표를 고발하고 적립금을 되찾기 위해 법정 싸움을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형 필라테스 체인 폐업... 충청지역 피해자 속출

지난 4월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대형 필라테스 업체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강습 회원들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폐업 업체는 대전에도 2곳 지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어 지역 시민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심지어 폐업 직전까지 할인 행사, 필라테스 횟수 추가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 고객이 늘어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500명 이상, 피해액의 경우 35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 모여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동시에 업체에 대한 고소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둔산 지점에 다녔다던 D씨는 “갑자기 출장을 갈 일이 생겨 필라테스 수업 일정을 미뤄놨는데 다녀오니 갑자기 건물주와의 문제로 폐업했다는 안내가 왔다”며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하니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해자들끼리 모여 단체로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으며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뿐만 아니라 천안 지역에도 회원 400명 규모의 필라테스 업체가 6월까지 필라테스 수업 특별 할인가 행사로 회원들을 모집하던 중 돌연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소비자 보호장치 강화 필요 목소리

먹튀 사기 발생 빈도가 늘어나자 소비자 측에서는 피해자 재발 방지를 위한 보호 장치 강화와 사기 방지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현재 업체에 현금 결제를 한 소비자는 먹튀 사기에 대해 보호받을 방안이 거의 없어 사기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있다”며 “피해자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관련 법을 강화해 먹튀 범죄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한 경제계 전문가는 “최근 들어 헬스장, 필라테스 등 운동시설의 폐업 사기가 늘어나고 있어 이용자들의 우려가 높다”며 “운동 시설에 등록할 때 현금 사용보다는 카드 할부 사용을 추천드리며 폐업 시 카드사에 연락해 항병권을 행사해 환불받으실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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