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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 스쿨존 야간시간 제한속도 완화발표후 다시 번복… 시민들은 헷갈린다
혼란 속 스쿨존 야간시간 제한속도 완화발표후 다시 번복… 시민들은 헷갈린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9.0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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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대덕초 스쿨존만 시범운영
교통체증 vs 아이들 우선 대립
지난 2일 오후 9시경 대전 유성구 대덕초등학교 앞 스쿨존에 설치된 가변속도제한구간시점 전광판 모습.
지난 2일 오후 9시경 대전 유성구 대덕초등학교 앞 스쿨존에 설치된 가변속도제한구간시점 전광판 모습.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경찰이 지난 9월 1일부터 전국 심야 시간대 간선도로 스쿨존 제한속도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번복하는 일이 발생해 시민들의 혼란이 커졌다.

경찰청은 지난 8월 29일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규제를 시간대별로 달리 운영하는 ‘어린이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을 9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청은 다음날인 8월 30일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은 이미 시범 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하루 만에 정정했다. 특히 대전 유성구 대덕초등학교가 포함돼 있어 대전 시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 대덕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A씨(36)는 “솔직히 완화되는 기사가 난 이후로 더 이상 관련 뉴스를 찾아본 적이 없어 전국에서 시행되는 줄 알았지, 대덕초만 해당인 건 몰랐다”며 “그들은 사과만 하고 끝날 일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가 퍼졌으면 지금이라도 더욱 확실하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어린이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과 관련해 완화된 조건은 간선 도로상 스쿨존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심야 제한속도를 시속 30㎞에서 40~50㎞로 상향한다. 또 신호체계 효율화 방안을 추진해 교통사고 위험이 적은 지역에 대한 심야 시간대 점멸신호가 확대될 방침이다.

지난 9월 2일 오후 9시경 찾아가 본 대전 유성구 대덕초등학교 스쿨존 앞은 가변속도 제한구간 시점이라고 어린이보호구역에 걸맞은 노란색 표지판으로 설명돼 있으며, 야간시간에 눈에 띌 수 있도록 제한속도 50㎞를 알리는 전광판 또한 환하게 빛이 들어왔다.

이는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의 경우 교통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속도 규제를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완화된 것이지만, 우려의 소리도 나타나는 실정이다.

대덕초등학교를 매일 지나간다는 운전자 B씨(42)는 “규제가 많이 강화된 이후에도 스쿨존에서 사고가 발생했던 터라 조금은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교통체증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참 어렵다”며 “요즘은 늦은 시간에도 학생들이 학원이나 부모와 산책 등 돌아다니는 시간이 늦어짐에 따라 완화되는 시간을 더 단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오후 9시경 찾아간 대덕초등학교 앞에는 한풀 꺾인 더위에 산책하러 나온 가족들을 볼 수 있었으며 완화된 제한속도로 인해 차들이 예전보다 빠르게 해당 구역을 통과했다.

지역 맘 카페에서도 ‘어린이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과 관련해 글이 올라왔으며, 해당 게시글에는 “더 낮춰도 모자라다”, “얼마 전 스쿨존 음주운전으로 아이가 사망했는데 정신 못 차린다”, “역행하는 우리나라, 가해자가 보호받는 우리나라”라는 우려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학교 바로 앞 아닌 왕복 8차선 이런 곳을 좀 고려해도 될 것 같지만, 탁상행정 하는 이들이 일률적으로 올릴까 봐 걱정된다”, “왕복 8차선에 30㎞인 곳은 정말 사고 위험이 있다. 큰 도로 쪽은 시간대 정해 놓는 건 좋은 것 같다”며 일부 구역에 대해 완화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시민들의 혼란 속에도 어린이보호구역 일정 시간 제한속도 완화와 관련해 시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는 가운데 경찰은 교통안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를 개선하는 방침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모든 스쿨존에 시간제 속도 제한을 도입하기 위해선 현장 조사와 예산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속도 상향과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은 안전 위협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병행해 어린이 교통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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