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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사 가해자 지목된 3人 학부모 입장문 발표
대전교사 가해자 지목된 3人 학부모 입장문 발표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9.1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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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교육청 민원 제기 외 개인 연락 면담 없다 주장
B씨, 고소‧민원 넣은 적 없어
C씨, 해당 사건과 아무 연관 없다 호소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의 빈소에 동료 교사가 헌화하고 있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의 빈소에 동료 교사가 헌화하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대전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린 초등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을 올려 시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1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지난 11일 오후 커뮤니티에 게시글을 올렸다. A씨는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교사가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학생들에게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으며 그 현장에서 아이가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는 교장실로 보내졌으며 그 후 제가 요청해 교장, 교감,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다 같이 면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숨진 교사에게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을 지양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아이를 일찍 등교시킬 테니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으며, 면담에 앞서 선생님께 아이 잘못을 인정했고, 아이에게도 선생님께 사과하라고 지도했는데, 선생님은 면담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나는 내내 병가를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생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며 "학폭위를 열어 선생님 담임 배제와 아이와 다른 층 배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시 학교는 A씨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학폭위는 마무리됐고, A씨는 숨진 교사가 지난해 아들의 옆 교실에 배정되자 대전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외 개인적인 연락이나 면담은 일절 없었다고 표현했다.

또 A씨는 "선생님께 반말, 퇴근길에 기다려서 험담,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을뿐더러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만난적도 없다”며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해 찾아가서 난동을 피운 사실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입장문이 공개된 후 누리꾼들의 항의가 쇄도하자 게시글은 곧 삭제됐지만,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스스로 삭제하지 않았으며, 뺨과 관련된 부분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추가 글에 따르면 “제가 하지 않은 행동이 많이 그걸 표현하려고 했다”고 올려 누리꾼들은 격분했으며, 해당 글에는 “본인만 갑질인지 모른다”, “악성 민원이 사실이었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

같은 날 또 한 명의 가해자로 지목된 B씨도 입장문을 올렸지만, 그는 아동학대로 해당 교사를 신고하나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B씨는“문제 행동을 보인 4명의 학생 중 1명이 제 자녀가 맞으며, 학기 초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선생님과 2차례 상담을 했다”며 “선생님께서 심리치료를 추천해주셔서 꾸준히 받고 지도에 힘써주셔서 선생님의 지도에 불만을 느끼고 아동학대 혐의로 선생님을 고소하거나 학교에 민원을 넣은 적은 결코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B씨는 “학기 초 불량학생이라고 지적당한 아이의 부모와 만나 고민 상담을 한 적은 있으나, 따로 만나 선생님에 대한 악의적 루머를 유포하거나 험담한 일은 절대 없다”며 “많은 사람이 카페에 가입돼 있고, 저를 잘 아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다면 더 큰 화를 입는 처지”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는“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예정”이라며 “악의적인 개인 신상 털기, 악성 루머 등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신상 털기, 루머 유포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반면 B씨의 글에 해당 교사 남편은 "선생님 남편입니다. 이제 오셨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지난 11일 같은 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체육관장의 입장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체육관장은 "기사와 댓글을 읽으며 손이 떨리고 너무 답답했다. 잘못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벌을 주기 위한 마음으로 그러신 것을 알지만 저희는 이번 사건과 아무 연관이 없다"며 "저희는 정말 아니다. 제발 마녀사냥으로 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해당 교사 남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습니다"고 적었다.

한편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초등교사 A씨가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결국 이틀 만인 7일 밤 숨졌으며, 이와 관련 4명의 학부모가 가해자로 지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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