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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다가올 6일 연휴, 벌써 두려운 명절증후군
[의료칼럼] 다가올 6일 연휴, 벌써 두려운 명절증후군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09.21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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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전문의 유범석 진료과장.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전문의 유범석 진료과장.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나 설만 지나면 온가족이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가사업무가 폭증하는 주부를 중심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후유증이 명절증후군으로 요통, 어깨, 무릎, 목의 통증에서부터 소화불량,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까지 그 증상도 다양하다.

2021년 국내 한 HR 전문기업이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2%(832명)가 명절증후군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장시간 운전, 명절 음식 준비, 가족과 세대간 갈등 등이다.

명절증후군은 아직까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질환이다. 고향을 가기 위한 장시간의 교통체증부터, 하루 종일 손에 물 마를 새 없는 강도 높은 주방일, 보채는 아이들과 앉아서 놀아주기도 해야 하고, 친척들간의 화목을 위해 장시간 담소를 나누면서 간식을 마련하다보면 건강한 주부들에게도 상당한 무리가 가게 된다.

명절증후군은 대부분 주부가 겪지만 최근에는 남편, 미취업자, 미혼자, 시어머니 등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또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손목을 시작으로 어깨, 목, 허리 통증과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이 생기기도 한다.

필자는 척추를 치료하는 신경외과전문의로써 가장 눈에 먼저 띄는 것이 허리건강인데 허리에 가장 안 좋은 것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장시간 운전으로, 추석연휴가 길다고 해도 귀향길은 올해도 어김없이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고향이 가까운 경우라면 부담이 덜하겠지만, 서울에서 부산과 같이 5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거나, 기차나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해도 먼 길을 가야하는 경우라면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명절이라 많은 가족들이 모이다 보니 큰상을 펴고 접을 때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옮길 때, 바닥에 놓인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트렁크에서 부모님을 위해 준비한 선물들을 들면서 디스크가 탈출하는 경우가 있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반드시 허리를 편 채 무릎을 굽혀서 들고, 상을 옮길 때는 가능한 두 사람이 나눠 드는 것을 추천한다.

가사업무에 시달리는 주부의 경우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할 때는 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싱크대가 높다면 슬리퍼를 신거나 발밑에 받침을 대고,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벌려서 높이를 맞춰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게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있는 것은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되므로 중간 중간 자세를 바꿔주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무릎과 발목, 손목과 어깨를 풀어주면 좋다.

또 명절이라면 빠지지 않는 전을 부칠 때도 딱딱한 거실 바닥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 시간 허리를 구부리고 앉으면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가기에 전을 부칠 때는 푹신한 방석을 바닥에 깔고 허리는 벽에 기대 편안한 자세로 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많이 덜 수 있다.

음식을 만들 때나 가족들 끼리 민속놀이를 즐기는 등 장시간 바닥에 앉아있을 때도 자세도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가게 된다.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좋은 자세, 바른 자세를 취해도 서있는 것에 비해 허리에 부담이 3배 가까이 많아진다.

자칫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시간 방바닥에 앉아 있으면 본인도 모르게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운데, 이 때 척추는 가장 큰 압박을 받는다.

허리와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파나 식탁의자에 앉는 것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장시간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가끔씩 일어나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명절이 지나서까지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규칙적인 생활과 휴식, 수면으로 신체 피로를 줄여야 하며 진로, 취업, 결혼 등 예민한 대화 주제를 피하고, 연휴 이후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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