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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고공행진...서민 허리 휜다
외식물가 고공행진...서민 허리 휜다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10.26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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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월 比 자장면 15.5%, 냉면 15.6% ↑
맥주, 소주 연이어 인상 예정
외식물가,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이중고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외식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외식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는 A 씨는 최근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저녁은 가능한 집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도시락을 싸는 비용도 이전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외식비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 메뉴들도 대부분 1만 원을 넘고 저녁에 3명 기준으로 식사를 할 경우엔 10만 원이 넘는 일이 흔하다. A 씨는 “저녁 약속 때 지인들과 식사를 하고 나면 한 사람당 5만 원 이상 나오는 일도 빈번하고 술이라도 시키면 6~7만 원까지 올라 지갑 사정에 큰 부담이 된다”며 “조만간 술값도 추가 인상한다는데 금주를 고민할 정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외식물가가 소비자물가의 2배를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가계에 부담을 호소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26일 발표한 ‘9월 대전지역 외식비용’에 따르면 주요 외식품목(김밥·자장면·칼국수·냉면·삼겹살·삼계탕·비빔밥·김치찌개) 8개종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식품목 중 김밥 7.1%(2800원→3000원), 자장면 15.5%(5800원→6700원), 칼국수 5.4%(7400원→7800원), 냉면 15.6%(9000원→1만400원), 삼계탕 8.5%(1만4200원→1만5400원)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으며 소비자물가지수(3.7%)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치찌개백반은 93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9%(+2300원) 급등했다. 삼겹살(환산전, +1.4%)과 비빔밥(+1.0%)만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낮았다.

음식뿐만 아니라 주류도 가격 상승이 예상돼있어 서민 가계에 부담이 가중될 예정이다. 맥주 업계는 국제 맥아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약 48% 이상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밝혔다. 이에 오비맥주는 지난 11일 카스와 한맥 등의 맥주 제품 출고 가격을 약 6.9% 올렸으며 뒤따라 다른 맥주 생산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다른 주류업계도 잇따라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주 생산업계는 지난 4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이 약 9.8%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으로 가격 동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로 병뚜껑, 병의 가격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운송비용이 계속 늘어나자 소주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11월에 소주 시장 점유율 1, 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가격 인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외식물가 상승은 온전히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나온 주부 B 씨는 “소비자물가도 3% 초반에서 3.7%로 상승한 가운데 외식 물가는 소비자물가의 2배 가까이 상승해 밖에서 사 먹기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예전에 비해 많이 비싸졌다”며 “한창 클 나이인 아이들이 둘이나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서민 가계에 압박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내수 경제 침체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에서 무작정 가격 인상 자제 권고만 하는 것보다는 유류세 인하 조치처럼 실질적인 유도책을 제시해 외식 물가 안정화를 도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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