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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조곡산단 조성 반대 목소리 ↑…기자회견 파행 맞기도
예산 조곡산단 조성 반대 목소리 ↑…기자회견 파행 맞기도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11.01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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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대책위 장동진 위원장 “조곡리 주민들 평생 피해 입고 살 순 없어”
주민 반발에 당일 예정 군 경제과 주관 사업설명회 연기키로
31일 오후 1시 예산군 신암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잠시 진행된 조곡산단반대 기자회견.
31일 오후 1시 예산군 신암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잠시 진행된 조곡산단반대 기자회견.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에 산업단지 설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군에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자 관계자들과 주민간 충돌이 일었다.

현재 SK그룹이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를 비롯해 서산, 아산, 당진에서 조곡그린컴플렉스 산업단지와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이 산단 건설 승인권을 갖고 있는 충남도에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산업폐기물매립장 건설이 특정 기업에게는 이윤을 안겨주지만 지역에는 큰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다.

폐기물의 매립이 끝난 뒤 사후관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으면 환경 오염과 인근 주민들의 건강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 당진의 고대·부곡 매립장 등은 2011년 사용 종료 후 민간기업이 사후관리를 확실히 하지 못해 폐기물 침출수 배출로 인한 사법조치 등을 받은 바 있으며 이어 관리를 맡게 된 시 측에서도 침출수 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뿐 아니라 조성을 앞둔 산업단지의 시행사가 이곳 주민들이 참여한 주민설명회에서 지역 내 자원순환시설을 설치하려 한다는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지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에 신암면 조곡리 주민들로 이뤄진 예산조곡산단반대대책위원회와 공익법률센터 농본, 충남환경운동연합은 31일 오후 1시 신암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곡산단의 건설을 속히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예산조곡산단반대대책위 장동진 위원장은 “1차 주민설명회 당시 주민들은 자원순환 관련 시설이 지어진단 설명을 들었고, 시행 측에선 2차 설명회에서 문구를 폐기물 처리시설로 변경했다”며 “최재구 예산군수는 이로 인해 시작된 1차 주민 집회 당시 현장에 나와 주민들이 원치 않으면 산업단지 유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건설 절차가 중단되지 않아 주민들의 화를 돋궜다”고 현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우량 농지를 가진 예산군에 쓰레기가 쌓일 수 있도록 허가하는 셈이다. 산업 폐기물과 분진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도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산업단지가 한 번 들어서면 주민들은 평생 그곳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옆에 끼고 살아야 한다. 우리 조곡리 주민들이 그 피해를 평생 입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불만을 토했다.
대책위와 농본,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같은날 오후 2시 신암면행정복지센터에서 예정된 조곡산단 사업설명회의 진행을 멈추길 시도하기도 했다.

이때 군 관계자가 현장을 찾아 “반대 입장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산단 설치에 찬성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사업설명회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자, 대책위 소속 주민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 A씨는 “지금은 농민들이 가장 바쁠 시기인 농번기다. 그럼에도 조곡리 주민들은 거주지 인근 환경오염 등을 막겠다는 목소리를 내려 이곳에 온 것”이라며 “이번 사업 설명회도 군에서 허가가 내려져야 가능한 것 아닌가. 군민들이 반대의 뜻을 내도 계속해서 추진하겠단 입장을 유지하니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폐기물을 땅에 묻고 난 뒤 비가 오면 지하수도 오염될테고 소각을 하면서 분진과 악취도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엔 지역에서 사람이 하나씩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예산군과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은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해서 거세지면서 중단됐으며 조곡산단 조성 관련 사업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잠정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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