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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개선이 먼저”… 간호대 증원 소식에 간호계 회의적
“처우개선이 먼저”… 간호대 증원 소식에 간호계 회의적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3.11.03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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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간호대 증원 규모 1000명 사실 아냐”, 내달 초 발표 예정
대한간협 “처우개선 후, 정확한 증원 수요 예측돼야”
간호계에서 간호대 증원보다 처우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간호계에서 간호대 증원보다 처우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정부가 의대와 더불어 간호대 정원도 증원한다는 소식이 나오지만, 간호계에서는 무분별한 증원보다 수요예측과 처우개선이 선행돼야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부가 1일 ‘간호인력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2024학년도 입시에서 간호대 입학 정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700명씩 정원을 늘려 왔는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증원 규모를 1000명까지 늘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제1차 간호인력 전문위원회에서 2025학년도 간호대학 입학정원 증원규모는 논의된 바 없으며, 구체적인 증원 규모는 향후 동 위원회에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정확한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의대정원을 확대하기로 하고, 국립대병원의 각종 규제도 해제하는 등 지방 의료 위기 대응에 나선 기조로 볼 때, 간호대 증원 폭 확대는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증원 폭은 다음달 초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간호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간호인력에 대한 수요가 조사·예측되지 않았으며, 18년째 동결된 의대 정원과는 달리 간호대 입학 정원은 꾸준히 늘려왔지만 의료현장에서의 처우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간호대·학과는 198개, 간호대 입학정원은 2만3183명이다. 지난 2008학년도 입학정원 1만1789명의 약 2배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간호사 연평균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최근 5년간 전국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 수는 30%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19만5314명에서 2022년 25만4227명으로 5만8913명(30.1%)이 늘었다. 대전에서도 2018년 6274명에서 2022년 8202명으로, 5년 새 1928명(30.7%)의 간호사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인구 1000명당 임상 간호사 수는 2020년 기준 4.94명으로 OECD 평균 8.0명에 못 미친다. 더불어 간호사 사직률도 19.7%(2020년)에 달하고 있다. 이를 시도별로 보면 세종 37%, 대전 24.3%로, 충청권 주요 도시에서 1,2위를 기록한 상황이다. 특히 신규간호사의 1년 이내 사직률은 52.8%(2021년)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과도한 일과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 매년 1만여 명에 가까운 간호사가 현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이 전제된 후, 정확한 증원 수요가 예측돼야 한다. 종합병원에서는 간호사 한 명이 20여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초인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채용에 대한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만 늘린다고 수요가 늘진 않는다.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위해 간호법 제정을 요구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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