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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응급실 뺑뺑이’에 80대 사망… 사직 전공의 1만명 넘어
대전서 ‘응급실 뺑뺑이’에 80대 사망… 사직 전공의 1만명 넘어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4.02.27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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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80대 A씨, 7개 병원서 진료불가 통보 받아
대전 사직 제출 전공의·인턴 80% 육박
정부 “29일까지 복귀하면 정상 참작”
대전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80대 심정지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대전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80대 심정지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전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80대 심정지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의대 정원 확대안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마찰을 빚으며 ‘의료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다. 2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께 80대 여성 A씨가 의식장애를 겪다 쓰러진 후 심정지 상태로 7개 병원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결국 숨졌다.

당시 A씨는 다수 병원에서 전문의 및 의료진 부재와 병상문제로 ‘진료불가’ 통보를 받았으며, 53분 만에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약 10분 만에 숨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날 오전 6시까지 대전에서 발생한 구급 이송 지연 사례는 총 23건으로 집계됐다. 전공의들이 지난 20일부터 단체행동에 나선 후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특히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 기준 대전시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와 인턴 527명 중 421명(79.8%)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일부에게는 업무개시명령이 전달됐으며 지역 대학병원들은 수술 일정 30~40%를 감축하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 종합병원 10개소의 4626개 병상 중, 가동률은 80%로 나타났으며, 중환자실 427개 중 75%, 응급실 199개 중 97.1%, 수술실은 110개 중 82%가 가동되고 있다. 

현재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1만명을 넘었고 현장 이탈자도 9000명을 넘어섰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약 95%가 근무하고 있어 더욱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전공의에 대해, 오는 29일까지 근무지에 복귀하면 현행법 위반에 대해 최대한 정상 참작한다는 방침을 냈다. 다만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3월부터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된 사법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면허정지 처분은 그 사유가 기록에 남아 해외 취업 등 이후 진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전시도 오는 28일 대전시장 주재로 지역 종합병원장 회의를 개최하고, 진료공백 대응방안 논의 및 진료유지 협조 등을 강구할 방침이다.

한편 대전 내 충남대학교병원(교육부), 국군대전병원(국방부), 근로복지대전공단 대전병원(고용부), 대전보훈병원(보훈부)은 중앙부처 소속 병원으로, 24시간 응급실 운영 등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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