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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시스템 공천' 막판 진통…'텃밭' 강남·영남 현역 반발
與 '시스템 공천' 막판 진통…'텃밭' 강남·영남 현역 반발
  • 강남용 기자
  • 승인 2024.03.0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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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준·홍석준 이의제기, 이채익 무소속 출마 시사…지도부·공관위, 진화 주력
한동훈 "시스템 부정 인사 재배치 필요 없어…무소속 당선 후 복당 허용 안할 것"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충청게릴라뉴스=강남용 기자] 국민의힘의 4·10 총선 지역구 후보자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7일 기준 254개 지역구 중 84%인 213곳에서 지역구 후보가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시스템 공천을 통해 '옥새 파동', '호떡 공천' 등 과거의 공천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비교적 질서 있고 조용한 공천을 진행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가 그간 미뤄온 '뇌관'인 서울 강남권, 영남권 등 '텃밭'에서 물갈이에 착수하자 탈락한 현역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막판에 진통이 생기는 모습이다.

전날 서울 강남병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유경준 의원은 공관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신청했다.

강남병에는 영입 인재이자 '갤럭시 성공 신화'로 유명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전략공천됐다.

유 의원은 공관위 경쟁력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자신을 경선에 부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우선 추천한 공관위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유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이성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공천이다. 굳이 부르자면 오컬트 공천, 파묘 공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추천되면서 컷오프된 홍석준 의원도 이의 신청에 나섰다.

홍 의원은 자신의 방송 활동과 법안 발의 실적, 책임당원 규모 확대 성과를 거론하며 "유 변호사 단수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 남구갑 이채익 의원도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공관위는 해당 지역구를 '국민 추천'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의원은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했다.

그동안에도 중앙당사 앞에서 분신 소동을 벌이거나 삭발하는 등으로 항의하는 후보가 있었으나, 주로 원외 인사들이었다. 이번에는 현역들이 '시스템 공천'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비교적 순항하던 시스템 공천이 '텃밭' 물갈이로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에, 당 지도부와 공관위는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공관위는 전날 강남병 경쟁력 조사 결과 수치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유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다른 현역의 반발이 이어질 경우 마찬가지로 수치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유 의원과 홍 의원의 이의 제기에도 강남병 고동진 후보 우선추천, 달서갑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을 의결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현역 반발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강남권 공천에 반발하는 분들이 있는데 강남·서초는 사랑을 많이 받아온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두 번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정하는 분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 재배치는 '원팀'으로 함께 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나는 당이 대단히 포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준이 있다.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강남 초선'인 유 의원의 반발을 일축하는 동시에 공관위가 논의 중인 유 의원의 지역구 재배치 역시 반발이 지속되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이 의원의 무소속 출마 시사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무소속 출마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과거처럼 당의 입장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가 설령 당선된 다음 다시 복당할 생각이라면, 나는 그런 일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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