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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
  • 최정현 기자
  • 승인 2020.10.30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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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게릴라뉴스=최정현 기자] ‘혁신도시 지정’과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대전시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찬물 세례를 한 차례 심하게 맞은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대전을 혁신도시로 지정하고 29일 관보에 고시함으로써 혁신도시 지정 최종 절차를 마무리 했다.

앞서 대전 혁신도시 지정은 지난 8일 제28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이날 관보 고시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지난 2005년 타 도시와는 달리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되며 애태웠던 시간과 지정받기 위해 기울였던 갖은 수고에 대한 보상이 이날 이뤄져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대전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균형발전의 신모델로 혁신도시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모든 시민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대전시 관계자 및 정치권 인사와 기쁨을 함께 나눠도 좋은 날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같은 잔치 분위기는 반감 되고 말았다. 중기부가 지난 16일 행정안전부에 이전 의향서를 제출하고 세종행을 본격화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시민뿐 아니라, 정치권의 부정적인 반발이 증폭된 것은 당연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중기부 장관은 관계 부처와의 소통·협업 강화 외에도 증가하는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 정책 수요의 효과적 대응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기부 종합감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대전에 혁신도시를 선물했다. 대전은 혁신도시로 새출발하자"며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추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허태정 대전시장은 혁신도시 지정과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계획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했다. 행안부 장관에게도 분명하게 이전은 안 된다고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도 중기부의 행보에 부정적인 시각이 드러내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기부의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맞지 않는다"며 "비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은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의 당초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최근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과 중기부 이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옛말에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고 했다. 그토록 염원했던 대전시 혁신도시 지정이 좋은 일을 떠나 축제와도 같은 기쁜 일이라면, 중기부의 세종 이전은 ‘마가 낀 일’인 셈이다.

앞으로 대전시민이 더욱 똘똘 뭉쳐 헤쳐 나가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중기부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었던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난해 중기부 노동조합이 전 직원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3명 중 2명이 세종시로의 이전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명 대전시도 알고 있었다. 청에서 부로 승격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했다.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그동안 혁신도시에 가려 중기부의 이전에 대한 우려가 뒤로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대전시가 놓친 부분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후회는 잠시 밀어두자. 시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중기부의 존치를 위해 앞장선다면 혁신도시 지정도 이뤘듯,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대전시여,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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